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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이 뭔 죄? 들킬까봐 위장하고 몰래 맞는 그들의 사연

중앙일보

입력 2021.08.01 11:45

업데이트 2021.08.01 12:00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한 시민이 백신 접종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한 시민이 백신 접종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변이가 확산하는 가운데,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는 백신 거부 정서가 강해 주민들이 몰래 백신을 맞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1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에서 일부 주민들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가족·친구 등 주변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비밀리에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주리주 '오자크스헬스케어' 프리실라 프레이즈 의료정보 최고책임자는 "일부 접종자들이 외모를 알아볼 수 없도록 위장하고 '내가 백신을 맞았다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한다"며 "이 사람들은 가족과 직장 동료들이 자신의 백신 접종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반응할지 매우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신을 맞는 사람들이 압박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모두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백신 접종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들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백신을 접종을 두고 의견이 다른 사람을 비웃는 걸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주리주는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거부 정서가 강한 대표적 지역이다. 델타 변이가 확산하며 이 지역은 지난달 29일 기준 일주일 평균 신규 감염자는 2주 전과 비교해 39% 증가했고, 입원 환자도 38% 늘었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은 41%로, 미국 전체 접종률(49%)에 못 미친다. '오자크스헬스케어'가 있는 미주리주 하월 카운티에선 2차 접종까지 완전히 마친 주민이 20%에 불과하다.

백신거부자 입원 뒤 "백신 꼭 맞겠다" 

코로나19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대릴 바커(31)가 여섯살 아들과 창문을 사이에 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대릴 바커(31)가 여섯살 아들과 창문을 사이에 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개인의 자유'라며 정치적 신념을 들어 백신 접종을 거부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뒤늦게 후회하는 사례도 있다.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며 코로나19백신 접종에격렬히 반대하던 미주리주 주민 대릴바커(31)는 최근 확진 판정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바커의 부인은 물론이고, 친척 8명 등 일가족 1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특히 델타 변이로 미주리주 전역에 환자가 급증하며, 바커는 코로나19로 상태가 악화하는 와중 입원조차 쉽지 않았다. 12개 병원을 전전한 끝에 겨우 입원했고 인공호흡기를 착용했다.

살 확률이 20%에 불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그는 힘겹게 숨을 쉬면서 "우리는 강력한 보수 가족이었고 백신 접종도 강하게 반대했다"며 아내와 6살 아들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병세가 완화하면 백신을 맞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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