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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하면 목숨 잃는다, 바닷가 가기전 꼭 확인해야 하는 것

중앙일보

입력

지난 25일 오전 3시46분쯤 충남 태안군 소원면. 바닷가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던 A씨(47)가 말려든 바닷물에 갇혀 고립됐다. 전날 오후 11시쯤 친구들과 낚시에 나섰던 A씨는 낚시에만 집중하다 바닷물이 차오르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접근이 어려워 결국 구조대가 헤엄으로 갯바위까지 이동, A씨를 구조했다.

해경 "바닷가 안전사고, 여름에 절반 집중"

태안해경 연안구조정이 밀물로 갯바위에 고립된 낚시객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태안해경 연안구조정이 밀물로 갯바위에 고립된 낚시객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이날 오전 4시47분쯤에도 태안군 원북면 민어도 인근에서 밤낚시를 즐기던 B씨(39) 등 2명이 밀물에 고립됐다가 출동한 해경 연안구조정에 구조됐다. 앞서 지난 19일 오전 10시41분쯤 태안군 이원면 갯바위에 고립된 C씨(27)가 30여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B씨와 C씨 역시 물이 들어오는 시간을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8~2020년 연안사고 2082건, 여름철 964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바닷가에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자 해경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2020년) 연안 해역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2082건으로 35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 여름철(7~9월)에 발생한 연안사고는 964건(46%), 사망자는 204명(58%)을 차지했다.

최근 3년간(2018~2020년)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현황. [자료 헤양경찰청]

최근 3년간(2018~2020년)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현황. [자료 헤양경찰청]

사망사고 발생 장소는 해안가가 105명(51%)으로 가장 많고 항·포구 32명(16%), 해수욕장 19명(9%), 갯바위 17명(85), 갯벌 6명(3%) 등이다. 유형별로는 익수 142명(69%), 추락 45명(223%), 고립 16명(8%) 등이었다. 사고 원인은 대부분 무리한 물놀이나 위험장소 접근 등 개인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6일에는 음주 뒤 바다로 뛰어들었던 남성이 숨지기도 했다.

태안해경 관내 연안사고 외지인 83% 차지 

태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18~2020년) 관내에서 발생한 연안사고는 222건이다. 이 가운데 47.7%(106건)가 6~9월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사망사고도 20건 중 12건(60%)이 발생했다. 지난해 발생한 연안사고 53건(109명) 가운데 관광객 등 외지인이 83%(44건·92명)나 됐다. 물때(밀물·썰물)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바닷물에 빠지거나 표류할 때도 수영을 하지 못해 목숨을 잃은 경우도 발생했다.

최근 3년간 태안해경 관내에서 발생한 연안사고 건수. 6~9월에 사고의 절반이 집중됐다. [자료 태안해경]

최근 3년간 태안해경 관내에서 발생한 연안사고 건수. 6~9월에 사고의 절반이 집중됐다. [자료 태안해경]

해경은 주요 안전 수칙으로 ▶물놀이 전 3분 이상 준비 운동 ▶구명조끼 착용 ▶갯바위 낚시, 갯벌 출입 때 물때 확인 및 휴대전화 알림 설정 ▶단독 행동 피하고 2인 이상 활동, 수시로 위치 확인 ▶구조 요청이 쉬운 어플(해로드) 설치 등을 당부했다. 서해안 바닷가 특성상 보름 주기로 돌아오는 대조기 때는 주차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해 해산물을 잡은 이른바 ‘해루질’ 관련 사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바닷물이 들어오는 속도는 시속 7~15㎞로 성인의 걸음보다 2~3배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 밀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안전한 곳까지 이동하기 전 고립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밀물시간 확인, 구조 요청 어플 설치해야

태안해경과 보령해경은 기상 악화 등으로 연안 안전사고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파출소 전광판 등을 통해 안전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고립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는 연안 안전 지킴이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항·포구와 해안가 저지대 순찰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7월 4일 충남 서산 부석면 창리 인근 갯벌에서 해산물을 잡던 20대 여성이 갯벌에 빠졌다가 출동한 해경에 구조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지난해 7월 4일 충남 서산 부석면 창리 인근 갯벌에서 해산물을 잡던 20대 여성이 갯벌에 빠졌다가 출동한 해경에 구조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성창현 태안해경서장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닷가를 찾는 피서객이 늘면서 안전사고 예방과 신속한 대응·출동태세를 갖췄다”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구명조끼 착용 등 안전수칙도 반드시 지켜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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