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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오, ‘테러리스트’ 발언 사과···“향후 언행에 신중 기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진종오 사격 국가대표 선수.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A

진종오 사격 국가대표 선수.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A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42·서울시청)가 ‘테러리스트’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진종오는 지난 28일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조직위가 준비를 잘못한 것 같다. 테러리스트가 1위 하는 말도 안 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느냐”며 자바드 포루기(41·이란)를 비난해 논란이 됐다.

포루기는 이달 24일 도쿄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다.

그러나 이스라엘 ‘예루살렘 포스트’ 등이 포루기가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조직원이었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IRGC는 미국 정부가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단체다.

인권단체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그의 금메달을 박탈해야 한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다만 징병제 국가인 이란의 성인 남성은 공화국군, 혁명수비대 가운데 한 곳에서 약 2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미국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군대에서 의무 복무했다는 이유로 개인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 게 맞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현재 테헤란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한 이란대사관은 30일 성명을 내고 “혁명수비대는 이란이슬람공화국의 공식적인 군사적 주축으로 국토와 국민을 수호하고 중동 지역 안보 구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포루기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진종오는 SNS를 통해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다.

진종오는 “인천공항으로 복귀 당시 언론사와 인터뷰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켜 사과드린다. 언론에 나온 내용만 듣고 사실 확인에 사려 깊지 못했던 점, 동료 선수를 배려했어야 함에도 논란이 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내 발언으로 상처를 받게 된 포루기 선수에게 사과한다”고 썼다.

이어 “나 또한 과거 잘못되거나 왜곡된 기사와 악플로 고통을 받은 적이 있어 포루기 선수가 받고 있을 상처를 깊이 통감한다”며 “무엇보다 도쿄올림픽 챔피언인 포루기를 존중하고 있으며, 현장에서도 진심으로 축하했다. 향후 언행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종오는 이번 도쿄 대회에서 자신의 통산 7번째 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섰으나, 남자 10m 공기권총과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에서 결선에 오르지 못한 채 도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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