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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 버리고 미사일 싣는다…중국해 상륙전 바꾸는 美해병대 [Focus 인사이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 해병대가 보유하고 있는 M1 에이브럼스 탱크가 공기부양상륙정 (LCAC)에서 내려 해변에 상륙하고 있다. 사진 미 해병대

미 해병대가 보유하고 있는 M1 에이브럼스 탱크가 공기부양상륙정 (LCAC)에서 내려 해변에 상륙하고 있다. 사진 미 해병대

최근 몇 년간 펜타곤(미국 국방부)의 관심은 중국과 러시아 같은 대등한 적들이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 그리고 서태평양에서는 중국에 대응하는 것이 초점이 되고 있다. 중국 대응은 주로 미 해군 그리고 해병대의 몫이다.

미 해병대, 중국 주변 섬 공략 #무거운 전차 빼고 미사일 탑재 #미 육군도 미사일 사거리 늘려

하지만, 해군 함정을 늘리는 것에는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기에 미국으로서도 무조건 숫자를 늘리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려 고민하고 있다.

미 해군은 2016년 말 군 전력평가(FSA)를 통해  해군 함정 보유 목표를 355척으로 정했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 새로운 평가를 통해 6월 말 새로운 장기 함정 건조 계획을 발표하면서 최저 321척에서 최대 372척의 유인 함정을 도입할 수 있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여기에 더해 무인 수상함과 잠수정을 최저 77, 최대 140척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미국 해군의 상륙함 웰독에서 미 해병대의 수륙양용장갑차가 나와 물살을 가르며 나가고 있다. 미 해군 유튜브 계정 캡처

미국 해군의 상륙함 웰독에서 미 해병대의 수륙양용장갑차가 나와 물살을 가르며 나가고 있다. 미 해군 유튜브 계정 캡처

주목할 부분은 미 해군이 작년부터 분산된 해군력을 위해 검토하고 있던 경항모(CVL)가 빠져있다는 점이다. 경항모는 2021년 초반 미 국방부가 0~6척을 권고했지만, 더 많은 연구를 통해 필요성을 검증하도록 했다. 미 해군은 2022년부터 경항모 도입 시 위험 요소를 살펴보기로 했기 때문에 이번 발표에서 제외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CVL에 대한 미 해군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올해 3월 미 해군 작전사령부 항공전 부서장 그레고리 해리스 소장이 F-35B를 운용하는 기존의 LHA와 LHD 외에 CVL을 추가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리스 제독은 장기적으로 항모의 속도와 연료 보급 등 다양한 면을 고려할 때 CVL을 만들 설득력 있는 투자 수익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서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미 해병대, 상륙전 개념 바꾸는 과정 

미 해병대를 위한 상륙함 전력은 더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 해병대는 2개 해병 원정여단(MEB)을 지원하기 위해 LHA, LPD, 그리고 LSD 같은 전통적인 상륙함 38척을 요구해왔다.

미 해병대의 새로운 전략을 위한 경상륙함 컴퓨터 그래픽. 사진 미 국방부

미 해병대의 새로운 전략을 위한 경상륙함 컴퓨터 그래픽. 사진 미 국방부

하지만, 이제는 2개 MEB 지원 요구를 접고 LHA/LHD 10척과 LSD/LPD 21척만 요구하고 있다. 대형 상륙함 축소는 미 해병대가 얼마 전 발표한 전차를 버리고, F-35, AH-1 공격헬기 등을 줄이며, 대신 로켓포와 대함미사일 전력을 대폭 늘린다는 Force Design 2030을 통해 예상됐던 내용이다.

대형 상륙함은 줄지만, 새로운 경상륙함(LAW)이 최대 35척까지 도입된다.

미 해병대는 2030년까지 기존의 대규모 상륙작전 대신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함대를 억제하기 위해 작은 섬들에 상륙하여 그곳에서 대함미사일로 중국 해군을 억제한다는 일종의 섬 건너뛰기 전략을 위해 도입할 계획이다.

경상륙함은 척당 해병대 27명과 차량에 탑재된 대함미사일 같은 장비를 탑재하고, 빠르게 섬과 섬 사이를 이동하게 된다.

고속상륙정에 탑재할 수 있는 러시아의 컨테이너형 클럽-K 대함미사일. 사진 로소보로넥스포르트

고속상륙정에 탑재할 수 있는 러시아의 컨테이너형 클럽-K 대함미사일. 사진 로소보로넥스포르트

미 해병대, 대함미사일 대폭 늘려

미 해군의 함정 숫자는 조정되지만, 척당 타격 능력은 강화하려 하고 있다. 그동안 대함미사일이 없었던 소형 수상전투함인 연안전투함(LCS)에 노르웨이 콩스버그와 미국 레이시언이 합작 생산하는 NSM 대함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으며, 상륙함에도 NSM을 장착하여 공격 능력을 부여하려 하고 있다.

상륙함에는 미 해병대가 사용할 컨테이너화한 NSM을 장착하여 필요할 때 손쉽게 장착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부여할 전망이다.

미 해병대는 그동안 하이마스(HIMARS) 다연장로켓을 운용했는데, 여기에 더해 트럭에 탑재한 NSM을 운용하여 상륙한 섬에서 적 함정 공격용으로 사용하려 한다. 최근 미 해병대 사령관은 어려운 예산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최우선 예산 순위는 대함미사일이라고 밝힐 정도다.

미 해병대가 성능을 시험한 무인차량에 탑재된 NSM 대함미사일. 사진 레이시언 미사일&디펜스

미 해병대가 성능을 시험한 무인차량에 탑재된 NSM 대함미사일. 사진 레이시언 미사일&디펜스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해군 견제는 미 육군도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미 육군은 현재 운용 중인 에이테킴스(ATACMS)를 대체할 장거리 정밀 미사일(PrSM)에 해상 목표 공격 능력을 부여한 지상 기반 대함미사일(LBASM)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LBASM은 현재 사거리가 499㎞ 정도지만 앞으로 650㎞까지 늘릴 예정이며, 해군이 사용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지상발사형으로 개조한 중거리 미사일을 도입하여 먼 거리의 표적도 공격할 계획이다.

우리 군이 배워야 할 점은 없는가

미 해군과 해병대, 심지어 미 육군까지 중국을 상대하기 위한 전략과 전력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군이 배울 점은 없을까? 우리 국방의 최우선 목표는 북한을 상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변국 특히, 중국의 위협도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한.미해병대원이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해안에서 경계작전에 임하고 있다. 이날 훈련은 매년 실시되는 소규모 전술훈련이다. 사진 뉴스1

지난 3월 한.미해병대원이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해안에서 경계작전에 임하고 있다. 이날 훈련은 매년 실시되는 소규모 전술훈련이다. 사진 뉴스1

중국 대응의 최선봉은 해군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에서 해군은 경항모 도입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만이 해결책이라고 볼 수는 없다.

미 해군의 생존력과 살상력 강화를 위한 상륙함 무장은 우리 상륙함에 적용할 수도 있다. 컨테이너화 대함미사일은 러시아, 중국 그리고 미국도 활용하고 있다. 대함미사일 대신, 지대공 미사일도 넣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미 해병대의 섬 활용 전략은 우리가 중국을 상대로, 그리고 독도 영유권 주장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일본을 쓸 수 있는 효율적인 카드다. 섬 활용 전략은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에서 미 해군에 대한 접근거부/지역거부(A2/AD)를 위해 사용하고 있고, 이것을 미 해병대가 역으로 사용하려 하고 있다.

해군 기지가 있는 제주도, 공항이 들어설 울릉도는 물론이고, 소형 상륙정이 접안할 수 있고 차량을 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떤 섬이든 활용하여 상대방에게 경우의 수를 늘려 대응이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우리도 중국을 상대로 A2/AD를 펼쳐야 할 시점이다.

각 군이 요구하는 것은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효율적인 국방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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