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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왜 나한테 이러지?’…칭찬과 아부, 그 간발의 차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이경랑의 4050세일즈법(40)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칭찬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단점을 지적받는 것 보다는 장점을 드러내주고, 인정받는 것이니 당연히 좋다. [사진 pxhere]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칭찬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단점을 지적받는 것 보다는 장점을 드러내주고, 인정받는 것이니 당연히 좋다. [사진 pxhere]

A기업에서 유독 직원들에게 인기가 많은 김 이사. 해마다 뽑는 인기투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직원들의 평가가 인사고과에 꽤 큰 영향을 미치는 회사다 보니 김 이사에게 비결을 물어보면 이렇게 귀띔을 한다. “직원들의 장점을 찾아 칭찬해 보세요. 칭찬하는 사람도 기분 좋고, 칭찬받는 사람도 기분 좋으니…. 서로 다 좋은 거죠.”

아, 이렇게 쉬운 비결이었다니….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을 못 했던 것뿐이지 않은가! 이 귀띔에 당장 실천하리라 마음먹은 박 이사. 그런데 왜인일지 직원들은 박 이사의 칭찬에 머쓱하기만 하다. 아니나 다를까, 6개월 후 인기투표에도 전혀 반영되질 않았다. 도대체 김 이사의 칭찬은 뭐가 다른 걸까.

휴대폰 매장에서 일하는 김 과장. 김 과장은 한번 상담한 손님과 개통은 물론, 손님이 손님을 이끌고 오는 마법 같은 매력의 소유자이다. 김과장이 마냥 신기한 신입사원 이 주임. 이 주임이 바라보는 김 과장은 설명도 잘하고, 똑 부러지고, 친절하지만, 아주 특별한 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김 과장에게 노하우를 물어보자 이런 한마디를 남긴다. “고객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해줘야 해요. 고객의 상황을 듣고 말이죠.” 음, 고객이 좋아할 이야기가 도대체 뭘까? 노하우라고 하기에는 너무 쉽기도 하고 추상적이기도 하다.

당직 날 고객 상담을 하게 된 이 주임도 도전해 보았다. “고객님, 스타일이 아주 화사하시네요. 스타일에 맞게 이 신상 폰은 어떠세요?” “어머님, 아드님이 공부를 잘하고 아주 똑똑해 보이네요.” “사장님,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바쁘시다니 대단하세요.” 뭐, 나쁠 일이야 없지만, 고객이 이런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다. 고객이 좋아하는 이야기란 도대체 뭘까?

고객이 표현하고 행동하는 다양한 상황과 언어를 고객을 이해하는 응대로, 고객을 칭찬하는 느낌의 업그레이드된 표현으로 응대하는 것이 세일즈에서는 품격있는 칭찬이 된다. [사진 StockSnap]

고객이 표현하고 행동하는 다양한 상황과 언어를 고객을 이해하는 응대로, 고객을 칭찬하는 느낌의 업그레이드된 표현으로 응대하는 것이 세일즈에서는 품격있는 칭찬이 된다. [사진 StockSnap]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칭찬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단점을 지적받는 것보다는 장점을 드러내 주고, 인정받는 것이니 당연히 좋다. 칭찬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 삶의 작은 성공의 징표이기도 하며, 배려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므로 자아 존중감을 키워준다. 하지만 칭찬에 대한 우려 섞인 관점도 많다. 늘 칭찬하는 사람을 조심하라, 칭찬을 받고 좋아서 잘못된 결정을 하지 마라 등등이다. 즉, 칭찬을 조심하라는 의미이다.

우리는 대개 칭찬을 좋아하지만, 반대로 칭찬을 무기로 삼아 자신을 포장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을 조심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즉, 아부는 싫고, 칭찬은 좋다고 정리해 볼 수 있다. 그래서 칭찬은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더 좋을 테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잦은 칭찬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왜 나한테 이러는 거지’, ‘뭘 부탁하려고 이러지’, ‘아마도 뭔가 의도가 있을 거야’, ‘이 사람이 나한테 잘 보이고 싶은가 보지’ 등의 생각이 들게 된다면, 칭찬은 오히려 관계에 있어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분명 칭찬은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들고, 관계의 진전을 만드는 활력소임은 분명한데 말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기분이 정말 좋은 칭찬은 어떤 걸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진정성이다. 이 진정성을 구체적인 실행의 측면에서 말하자면, 세심한 관찰, 상대방에 대한 선한 관심, 배려와 이해를 다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결국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다 내포하고 있다.

칭찬이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추가해보자면 이렇다.

1. 소유가 아닌 재능을 칭찬하라
“목걸이가 너무 멋져요, 집이 정말 좋네요.” 칭찬의 느낌이지만, 상대방을 향한 칭찬으로는 부족하다.
“목걸이가 너무 잘 어울리시네요, 패션 감각이 정말 탁월하신 듯 합니다. 집을 꾸미시는 감각이 대단하시네요!”로 바꿔보면 어떨까? 소유물에 대한 칭찬을 상대방을 향한 칭찬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다.

2. 결과가 아닌 과정을 칭찬하라
“승진하셨다니 정말 축하드려요. 요즘 같은때에 대단하세요.” “직원이 100명이나 된다니 정말 큰 회사를 만드셨네요. 멋지십니다.” 물론 칭찬에 해당하지만... 좀더 성의를 가지고 상대방이 감동하게 하려면, 그 결과를 만들어낸 과정을 언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승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회사에 오랜기간 기여하신 부분이 인정받으신 결과가 아닐까 해요. 책임감과 설레임이 공존하실 듯 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이렇게 큰 규모의 기업을 일구시는데에 정말 많은 노고가 있으셨겠네요. 경쟁력을 갖추고, 직원들고 함께 만들어가신 과정이 분명 남다르셨을 것 같습니다.” 과정을 이해하고 칭찬하려면 칭찬은 결코 쉽게 나오지 않지만, 정성스러운 칭찬에 ‘진정성’을 느끼게 된다. 만약 그 과정이 상대방의 감정이나 기억 등과 잘 맞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3. 큰 것 보다는 작은 것을 칭찬하라
“빠른 나이에 이렇게 성공하시다니, 아무나 못하는 것들을 이루셨네요.” “매번 프로젝트가 좋은 성과를 내다니 김대리는 참 대단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칭찬, 누구에게나 다 보이는 칭찬은 나쁜 건 아니지만 효과가 크지는 않다. 칭찬을 받는 상대방도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분명 바쁘실 것 같은데… 늘 부드러운 미소를 가지고 계시니, 그 부분이 저는 제일 부럽습니다.” “이렇게 꼼꼼히 메모하고, 짬이 날때마다 상사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김대리가 가진 경쟁력일 것 같네요.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는 이유가 이런 면들이 아닐까 싶어요.” 진정성있게, 그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면, 눈에 보이는 결과나 커다란 성과보다는 작은 것들을 찾을 수 있다. 그 작은 것들이 그의 재능이자, 결과가 아닌 과정일 수 있기에 큰 것보다 작은 것을 찾아 칭찬해보자.

단순히 상대방의 상황에 호응하기보다는 감정적인 공감을 통해 그 과정을 함께 하는 칭찬, 누구나 할 수 있는 칭찬이기보다, 진정성 있는 관심과 배려를 바탕으로 하는 칭찬, 단순히 잘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상대방을 잘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이는 칭찬. 이런 칭찬이야말로 ‘고래를 춤추게 하는’ 그런 효과적인 칭찬에 가깝다.

아마도 김 이사의 칭찬이 그랬을 것이다. 그냥 눈이 보이는, 혹은 결과만 가지고 하는 칭찬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바탕으로 했을 것이다. 박 과장의 칭찬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고객에게 단순히 잘 보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정성을 더 해 칭찬했을 것이다.

세일즈에서 칭찬은 더 예민할 수도 있다. 자칫 뭔가 팔려고 하는 느낌으로 비치기도 하고, 아부하는 듯한 느낌이 잘못 전달될 수도 있는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성 있는 칭찬은 세일즈의 전략이 되기도 한다. 고객이 말하는 다양한 상황, 불편함, 니즈 등을 ‘칭찬’의 뉘앙스로 정리해 새롭게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핸드폰을 바꾸러온 고객이 ‘너무 바쁜데 핸드폰이 느리다’라고 불평한다면 앞선 이 대리처럼 ‘요즘 같이 시기에 사업이 바쁘시다니 대단하신 거죠’라고 칭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객이 처한 상황이나 개인의 성향에 따라 어색한 칭찬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고객의 단어를 바꿔서 표현해보면 어떨까? ‘바쁘다’를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한다’로 전환해 응대하면 더 안전하고, 또한 핸드폰 구매에 의미가 있는 해석이다. “그만큼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시고자 오늘 방문하신 거라 생각합니다”로 가볍게 응대해보면 어떨까? 직접적인 칭찬은 아니지만, 그냥 바쁜 것보다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업그레이드된 고객 관점이다.

고객이 표현하고 행동하는 다양한 상황과 언어들을 고객을 이해하는 응대로, 고객을 칭찬하는 느낌의 업그레이드된 표현으로 응대하는 것이 세일즈에서는 품격있는 칭찬이 되기도 한다. 세일즈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굳이 ‘칭찬’이라는 타이틀이 아니라도, 상대방의 상황을 더 수준 높여 해석해주는 것만으로도 칭찬이 가지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쉽게 사람의 마음을 살 수는 없음은 칭찬이라는 명제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상대방도 나도 즐겁게 되는 칭찬도 쉽게 하지 말자. 쉽게 생각하되, 더 진지하고, 진정성 있게 해보자. 약간의 차이가 아주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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