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기획사 빅4 시총만 15조, 증시에서도 뜨거운 관심

중앙선데이

입력 2021.07.31 00:20

업데이트 2021.07.31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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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호 11면

[SPECIAL REPORT]
‘K팝 3.0’ 그 뜨거움의 비밀

‘아임 온 더 넥스트 레벨(I’m on the next level).’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에스파(aespa)의 노래 ‘넥스트 레벨(Next Level)’ 첫 소절처럼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K팝 글로벌 팬덤으로 무장한 4대 기획사(SM·YG·JYP·하이브)의 시가총액은 연초 8조4000억원에서 현재 15조원으로 78%나 늘었다. 2012년 싸이의

K팝 어엿한 산업으로 부상
팝스타 비버·그란데도 하이브 주주
YG 1분기 영업익 95억, 작년치 육박

코로나 여파, 비대면 채널 성장세
하이브 주가, 연초 이후 83% 상승

‘강남스타일’ 흥행 이후 힘을 쓰지 못했던 K팝 ‘엔터주’는 방탄소년단(BTS)의 장기 흥행에 이어 블랙핑크·NCT127·스테이씨·에스파 등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K팝 산업 ‘레벨업’은 글로벌 팬덤에 기반하고 있다. 대표 주자는 BTS다. BTS 팬덤의 위력은 신규 앨범 발매 때 주가로 확인할 수 있다. 5월 21일 새 디지털 싱글 앨범인 ‘버터(Butter)’를 발표하자 하이브 주가는 26만원대를 넘었다. 버터가 7월 중순까지 7주 연속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정상에 서면서 31만9500원까지 상승했다. 30일 종가를 기준으로 하이브 주가는 연초 이후 83.2% 상승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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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구독자 수 5520만 명, 트위터 공식 계정 팔로워 3785만 명에 이르는 BTS의 글로벌 팬덤은 음반 판매와 기획 상품(굿즈) 판매를 보장한다. BTS의 버터는 발매 7일 만에 국내에서만 197만 장이 팔렸다. 글로벌 판매량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았지만, BTS의 팬이 국내보다 전 세계에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판매량은 국내의 두 배 정도로 추정한다. 실제로 지난해 하이브 매출(온라인 제외)의 61.1%가 해외에서 나왔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62.3%에 이른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음원을 선호하면서 실물 음반 판매량은 역성장하는 가운데 한국은 지난해 음반 판매량이 늘었다”며 “아티스트가 음원 순위에서 높은 자리에 위치하도록 음반을 여러 장 구입하는 한국 팬덤 문화의 영향인데, 한국 팬덤 문화가 해외로 확산하면서 또 다시 매출을 늘리는 구조”라고 말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전통적 비수기로 여겨지는 지난 1분기에 9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07억원)에 육박하는 놀라운 성과다. 블랙핑크의 확고해진 글로벌 팬덤 덕분이었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8월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3위에, 10월에는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2위에 올랐다.

SM도 에스파가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자 주가가 7월 13일 6만5400원까지 상승했다. 2012년 10월 고점(6만88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JYP엔터테인먼트도 일본에 데뷔한 걸그룹 니쥬(NiziU)가 데뷔 앨범 판매량 45만 장, 오리콘 스트리밍 1억 뷰를 달성하면서 주가는 연초 대비 강세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선택사항이었는데 지금은 기본사항”이라며 “육성 단계에서부터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는 아티스트들도 다수”라고 말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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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의 위세에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체는 팝의 본고장 미국의 업체를 인수하는 등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대표적인 게 하이브가 10억50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에 미국 대형 레이블(음반사)인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한 사건이다. 특히 인수·합병을 계기로 이타카 홀딩스 대표이자 미국 최고의 음악프로듀서 스쿠터 브라운, 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는 하이브의 주주가 됐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체 주주가 된 것은 K팝을 만든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부각된 덕분이라는 해석이다.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는 “그동안 못 봤던 비즈니스 모델이 성과를 내자 지분을 넣는 식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K팝 산업에도 걱정거리는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전후로 성공 방정식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종엽 삼일회계법인 미디어산업 리더(파트너)는 “콘서트나 팬미팅 같은 대면 비즈니스 모델을 대신해 아티스트의 일상을 공유하는 비대면 채널이 성장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플랫폼 운영자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을 갖고 있는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간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차이는 주가에서도 나타난다. ‘위버스’라는 팬덤 플랫폼을 갖고 있는 하이브의 시총은 연초 5조6000억원에서 30일 기준 11조3052억원으로 100% 상승했다. ‘디어유 버블’이라는 팬덤 플랫폼을 갖고 있는 SM도 같은 기간 시총이 6930억원에서 1조3831억원으로 두 배가 됐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경영학)는 “플랫폼에 팬들을 잡아두고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가 향후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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