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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오바마 곁엔 현명한 참모 있었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47호 20면

약속의 땅

약속의 땅

약속의 땅
버락 오바마 지음
노승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09~2017년 미국 대통령을 지내고 물러난 버락 오바마는 매력적인 정치인이다. 퇴임 뒤 첫 회고록의 제1권인 이 책에선 그 원천을 짐작할 수 있다.

텍사스주 오스틴 유세를 담은 사진엔 이런 설명을 붙였다. “나는 실제보다 과장된 희망의 상징이자 수백만 가지 꿈이 담긴 그릇이 되었다. 지지자들을 실망시킬 때가 오지 않을까 두려웠다.”

당선인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우리의 임무는 정치가 아무리 까다롭더라도 정책을 올바르게 추진하고 최선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었다 (…)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치가 그저 까다로운 정도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정치는 잔혹했다.”

매력의 근본은 이처럼 자신이 왜 정치를 하고,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상을 실현하려면 현실주의자가 돼 가시밭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주변에는 그런 오바마의 장점을 증폭하는 참모가 모였다. 첫 비서실장인 람 이매뉴얼이 그런 사람이었다.

또 다른 비서실장인 빌 데일리도 오바마 시너지를 만들었다. 2011년 5월 2일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넵튠의 창 작전’ 당시 백악관 상황실은 그의 작품이나 마찬가지다. 데일리 비서실장은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통해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고받게 했다. 비전문가인 대통령이 현장의 군인과 직접 교신할 경우 작전을 시시콜콜 관리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운데 자리를 양보하려는 마샬 웹 장군의 어깨를 두들기고 스스로 구석 뒷자리에 앉은 것은 오바마 자신의 결정이었다.

그 결과 한가운데엔 작전 전문가인 웹 장군이 앉았고, 주변을 당시 조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 등이 둘러쌌다. 리더십과 용인술, 팀워크, 홍보 등을 말할 때 숱하게 인용되는 이 역사적인 사진은 그렇게 해서 나왔다.

대통령직 수행은 거대한 오케스트라 지휘와 일맥상통한다. 권력자는 배우가 아니다. 자기 생각과 의지가 필요하고, 지혜와 판단력이 있어야 한다. 상황을 장악하고 관리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오바마의 회고록은 이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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