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곁 지켜주는 이색 직업

중앙선데이

입력 2021.07.31 00:20

업데이트 2021.07.31 01:05

지면보기

747호 21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렌털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지음
김수현 옮김
미메시스

인간은 자신의 존재 가치에 목말라 있다. 직장에서 업무 성과를 내고 모임에서 분위기를 북돋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 소위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발버둥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이런 몸부림을 달래고 진정시킨다.

“한 명분의 존재가 필요할 때 이용해주십시오. 아주 간단한 대답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2018년 6월, 저자는 트위터에 짧은 소개말을 올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무료로 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직장을 그만두며 품은 작은 반항심 때문이었을까. “너는 있으나 없으나 다를 게 없다”고 곧잘 빈정거렸던 상사의 말이 틀렸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저 그곳에 있을 뿐 그는 정말 별다른 일을 하지 않는다. 의뢰 대부분이 마라톤 결승점에 우두커니 서 있거나 재판의 방청석에 가만히 앉아 있는 식이다. 하지만 의뢰인은 누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용기와 위안을 얻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도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건, 분명 우리의 존재 자체가 충분히 가치 있기 때문이다.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