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글리시 인문학

캉캉춤 얘기로 들렸던 위성중계, 상상을 현실로 만들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1.07.3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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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호 22면

콩글리시 인문학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관중이 없고, 관심이 없고, 안전이 없는 소위 3무(無) 올림픽이라는 비판 속에 2020 도쿄올림픽의 성화는 타오르고 있다. 문제 많고 말 많은 지각 올림픽도 일단 시작되자 곳곳에서 드라마를 연출하고 새로운 영웅을 탄생시키는 등 스포츠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역동과 감동의 올림픽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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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째 양궁 코리아’가 그중 하나다. 한국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여자 양궁 단체전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33년 동안 금메달을 한 번도 놓치지 않고 9연패(連覇)의 위업을 달성했다.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는 10대·20대·40대 트리오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른바 ‘2.4㎝의 기적’이 화제였다.

우리는 스포츠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렵다. 현대인들을 온갖 스포츠에 열광하게 만든 것은 바로 텔레비전이었다. 과거 스포츠는 축구·농구·복싱·마라톤·100m 달리기 등 인기종목과 수영·체조·펜싱 등 비인기종목 두 가지로 나뉘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분류가 무의미해졌다. 생생한 현장을 동시간에 전달하는 TV는 줌장치(zoomer)를 이용해서 결정적인 순간들을 클로즈업으로 보여 주고 있다. 되돌리기(replay)와 슬로비디오 기술은 궁금한 장면을 다시 확인해 줄 뿐 아니라 수중 카메라는 물속의 경합까지 생생하게 전한다. 중계 현장에는 왕년의 스포츠 스타가 투입돼서 전문적 해설과 관련 이야기를 쏟아붓는다. 더욱이 수시로 잡아 주는 관중의 반응(reaction shot)은 흥미를 증폭시키고 관심을 유발한다. 헬리콥터가 동원됐던 골프 중계는 수십 대의 카메라를 이용해서 총알처럼 날아가는 공의 향방을 속속들이 보여 주는 등 인기가 치솟자 오늘날 골프전문 채널이 몇 개나 등장했다.

스포츠보다 더 완벽한 TV 프로그램은 없으며 스포츠는 그 자체가 드라마다. 더욱이 올림픽은 인류 최대 축제가 아닌가. TV의 스포츠 중계 방식에는 3가지가 있다. 생중계(live broadcast)와 녹화 중계(delayed broadcast) 그리고 요약 방송(summery)이다.

6대주 5대양을 하나로 묶어 생중계를 처음 했던 것은 통신 위성이 실용화된 1964년 도쿄올림픽이었다. 이때 동시 중계는 기술의 제한으로 일부만 가능했다. 본격적인 24시간 동시 중계가 실현된 것은 1972년 뮌헨올림픽 때부터다. A지점의 TV신호를 위성으로 쏘아 올리고(이 uplink를 흔히 upleg라 한다) 위성이 받은 신호를 B지점으로 다시 내려보내면(downleg) 방송사는 이 그림을 각 가정으로 송출한다.

위성이 뭔지도 모르던 1978년 나는 도쿄 위성방송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 회의 석상에서 upleg, downleg란 용어가 되풀이될 때 부끄럽게도 무슨 캉캉 댄스 중계인 줄로 착각했을 만큼 우리는 위성방송에 무지했다. 위성방송의 아이디어는 과학소설가 아서 클라크가 1945년 10월 ‘무선세계’ 잡지에 기고한 ‘우주통신 위성: 로켓 정류장이 전 세계 무선 연결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라는 글에서 나왔다. 특히 지구의 자전속도와 함께 위성이 동시에 돌아갈 수 있는 지구 상공 2만2500마일 정지궤도를 예견한 사실은 엄청난 형안이었다. 정지궤도는 지금도 클라크 벨트(Clark Belt)로 불린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현실이 될 수 있다(Everything you can imagine is real).”  파블로 피카소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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