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영선수 몸에 이상한 다크서클" 부항 자국에 놀란 외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수영 선수들의 몸이 이상한 '다크 서클(Dark Circles)'로 뒤덮여 있다"(프랑스 언론 FR24)
"이 어둡고 둥근 점들은 도대체 무엇인가? 이것은 질병이나 물린 자국이 아니다"(호주 일간 더 웨스트 오스트레일리언)  
"그림이나 불에 탄 자국인가?"(미국 폭스 스포츠)   

호주 수영 메달리스트 부항 자국에 #서구 외신들 '부항'에 높은 관심 #'수영 황제' 펠프스도 부항 마니아

서구권 외신이 '다크 서클'이라고 표현한 이 자국의 정체는 '부항'이다. 도쿄올림픽 수영 남자 100m 자유형 은메달리스트인 카일 찰머스(호주)의 몸에서 부항 흔적이 여러 개 포착되면서 29일(현지시간) 외신들은 잇달아 부항에 대해 소개했다. 아시아권에선 널리 쓰이지만 올림픽을 지켜보는 서양권 시청자들에게 낯설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호주 수영 선수 카일 찰머스의 몸에 선명한 부항 자국. [AP=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호주 수영 선수 카일 찰머스의 몸에 선명한 부항 자국. [AP=연합뉴스]

더 웨스트 오스트레일리언은 부항이 유명 선수들 사이에서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메달리스트 찰머스는 수영장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이 자국의 수가 점점 증가했다. 그는 7개월 전 어깨 수술 후 부항을 자주 하게 됐다고 한다. FR24는 일부 일본 선수들의 몸에서도 이런 자국이 보인다고 전했다.

부항은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는 치료법의 일종이다. 외신은 "피부에 따뜻한 흡입 컵(warm suction cups)을 씌어 진공 상태를 만들면 피부가 잡아 당겨지면서 어둡고 둥근 점이 생긴다"고 원리를 소개했다.

부항 자국이 선명한 카일 찰머스(왼쪽)의 등. [AFP=연합뉴스]

부항 자국이 선명한 카일 찰머스(왼쪽)의 등. [AFP=연합뉴스]

서양 선수 중 '부항 선배'는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꼽힌다.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어깨와 등 부분의 부항 자국으로 눈길을 끌었다. 자신이 부항을 뜨고 있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할 정도로 즐긴다고 한다. "주로 어깨가 많이 아프기 때문에 그곳에 부항을 맞는다"는 게 펠프스의 고백이다.

AP통신은 ""그(부항) 덕분에 펠프스가 31세 나이에 5번째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까지 거머쥘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의 일부 체조 선수들은 부항을 자신이 직접 뜨기도 한다고 한다.

부항을 자주 맞은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 [트위터 캡처]

부항을 자주 맞은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 [트위터 캡처]

FR24는 "부항은 아시아와 중동 문화에 뿌리를 둔 고대 치료법이며 기원이 분명하진 않지만,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도 비슷한 치료법을 사용한 기록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외신들은 논문 등을 인용해 "부항이 선수들의 몸에 정말 치료 효과가 있는지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펠프스가 부항을 맞는 장면. [인스타그램 캡처]

펠프스가 부항을 맞는 장면. [인스타그램 캡처]

2019년 미국 국립보완통합보건센터는 "부항의 유용성에 대해 결론 낼 정도로 충분한 수준의 연구가 수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트래디셔널 차이나 메디신(JTCM)'에 발표된 논문은 "부항을 통해 피부와 모세 혈관 손상이 신체의 어떤 고통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효과를 밝히기 위해선 앞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이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더 웨스트 오스트레일리언에 따르면 미국의 내과 전문의 로버트 글래터는 "의학적으로 실제 효과가 있는지와 무관하게 부항은 운동 선수들의 정신에 활력을 주는 효과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