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 확률 높이려고'…페이퍼컴퍼니 만든 중견 건설사 적발

중앙일보

입력 2021.07.30 13:16

아파트 이미지그래픽. 중앙포토

아파트 이미지그래픽. 중앙포토

아파트 용지를 낙찰받기 위해 가짜 건설사를 만들어 입찰에 참여하도록 한 중견 건설사가 경기도에 적발됐다.
경기도는 지난 1~3월 2020년도 LH 아파트 용지 낙찰을 받은 건설사 3곳을 대상으로 ‘아파트용지 벌떼 입찰 단속 사범 조사’를 벌여 중견 건설사인 A사가 가짜 건설사를 운영한 사실을 포착했다고 30일 밝혔다.

중견 건설사가 페이퍼컴퍼니 9곳 운영 

‘벌떼 입찰’은 건설사가 여러 개의 페이퍼컴퍼니(실체가 없는 서류상의 회사) 계열사를 만든 뒤 입찰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현행법상 아파트용지는 한 회사당 하나의 입찰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당첨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의 가짜 건설사를 동원하는 꼼수를 쓰는데 이는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한다.

경기도 조사 결과 지난해 도내 한 LH 아파트용지 낙찰을 받은 B사는 A사가 운영하는 페이퍼컴퍼니로 드러났다.
시공능력순위 50위 내에 포함된 중견 건설사인 A사는 무려 9개의 가짜 건설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A사의 본사 사무실에는 하자보수팀만 근무하고 있었고 같은 층에 B사를 포함한 가짜 건설사 9곳의 텅 빈 사무실만 있었다고 한다. A사 직원들은 이들 가짜 회사의 직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A사는 경기도에 적발되자 이달 가짜 건설사 9곳을 모두 폐업 신청했다.

경기도 "건설행위 실태조사 권한 지방정부에" 요구 

앞서 경기도는 지난 5일에 이재명 경기지사 명의로 “지방정부에도 관할구역 안의 입찰, 택지공급, 시공 등 건설행위에 대한 실태조사 권한을 부여해달라”는 내용의 법령개정 건의 서한문을 국회 국토교통위에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이 내용을 반영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지난 8일 발의한 상태다.

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또 “가짜 건설사 직원들이 본사에서 근무하는 경우 기술인 경력증 대여 등의 사유로 행정처분이 가능하다”는 것도 국토교통부 질의회신을 통해 확인했다.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협의를 추진해 '3기 신도시 택지분양 벌떼 입찰 단속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운주 경기도 공정건설정책과장은 “국토부 등 유관기관과 협력 강화와 제도정비 등을 통해 가짜 건설업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