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文, 남북 관계 전적 책임"···통신선 복원에 내부선 침묵

중앙일보

입력 2021.07.30 09:26

업데이트 2021.07.30 09:38

북한 대외 매체가 남북 통신선 복원이 북한 내 경제난과 관련됐다는 분석에 대해 "남북관계 회복을 바라지 않는 세력의 자의적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해 6월 통신선 단절의 원인을 남측에 돌리며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을 강조했다. 통신선 복원 나흘이 지났는데도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대내매체들은 해당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남북이 13개월 만에 통신연락선을 재가동한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우리측 연락대표가 북측 연락대표와 통화하기 위해 호출 버튼을 누르고 있다. 통일부. 뉴스1.

남북이 13개월 만에 통신연락선을 재가동한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우리측 연락대표가 북측 연락대표와 통화하기 위해 호출 버튼을 누르고 있다. 통일부. 뉴스1.

북한의 대외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30일 '북남수뇌분들의 합의에 따른 통신련락선 재가동'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27일 남북 통신선 복원에 대해 "신뢰회복과 화해를 위한 큰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대외 매체 통해 입장 표명
"남북 신뢰 건드린 건 남측"
대내 매체는 아직 침묵

매체는 이어 지난해 6월 남북 통신선이 차단된 데 대해 "북남 관계의 상호 존중과 신뢰를 건드린 것은 남측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작년 6월 북측 대남사업부서들의 사업총화회의에서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단계별 대적사업계획들이 심의됐다"고도 밝혔다. 그 일환으로 이뤄진 첫 단계 조치가 지난해 6월 9일 통신선 차단이고 다음 조치가 같은 달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였다는 것이다.

매체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을 지적했다. "남측에서 북남관계를 견인해야 할 인물은 대통령"이라며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한 당사자로서 북남관계가 잘되든 못되든 그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는 자세와 립장에 서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후 북측은 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칭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매체는 또 최근 북한 내부 경제 사정이 어려워져 남북 간 통신선 재가동을 비롯한 대화 제안에 응했다는 분석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지금 북남관계의 회복을 바라지 않는 세력들이 통신련락선의 재가동을 북측의 '경제난'과 억지로 결부시켜 자의적인 분석을 내놓고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2018년의 대화국면도 '대북제재의 산물'이라며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북 간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27일 오후 군 관계자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활용해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국방부. 연합뉴스.

북 간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27일 오후 군 관계자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활용해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국방부. 연합뉴스.

매체는 이어 지난 1월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3년 전 봄날'을 언급했지만 지난 3월 한ㆍ미 연합훈련이 실시되자 김여정 부부장이 나서서 "3년 전 봄날은 돌아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ㆍ미 연합훈련을 이날 기사에서 언급한 "외세굴종과 반북대결의 정책"으로 사실상 규정하고, 훈련 실시 여부에 따라 북측이 태도를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8차 당대회에서 요구했던 한ㆍ미 연합훈련 및 첨단무기 반입 중단에 대한 대통령 차원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사실상 한국 정부에 공을 넘기며 화해 도모를 위한 전제 조건을 제대로 조성해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7일 남북 통신선 복구 이후로 조선중앙통신, 평양방송, 조선신보 등 대외용 매체에만 관련 소식을 싣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TV 등 북한 주민이 볼 수 있는 대내 매체를 통해선 알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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