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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사라졌다···개최국 日 울상, 중국은 싱글벙글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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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지구촌 최대 축제다. 동시에 지구촌 최대 "쩐의 축제"이기도 하다.

전 세계 시청자 수가 몇십억 명을 아우르기에 중계권 경쟁에 천문학적 돈이 오간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예산의 73%가 중계권이다). 기업 홍보와 마케팅에 둘도 없는 기회이기에 글로벌 기업은 올림픽 공식 후원사가 되기 위해 IOC에 기꺼이 거액을 후원한다.

ⓒ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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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도쿄 올림픽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쩐의 전쟁"이 사라질 전망이다.

1년간의 공백으로 주최 측의 초기 투자액은 상당 부분 낭비됐고 코로나 19로 대회의 96%가 무관중으로 열려 마케팅 효과가 제한적이다. 실제로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전체 시청자 수는 1670만 명으로, 33년 전 열린 서울올림픽(2270만명) 보다도 적은 시청자를 동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수많은 올림픽 후원 브랜드가 발을 빼는 중이다. 이런 움직임에 앞장서는 곳이 일본 기업이다.

7월 19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올림픽 최대 후원사인 도요타가 일본 내 올림픽 관련 광고 게재를 포기했으며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올림픽 개막식에 불참했다. 도요타는 2015년 IOC와 10년 후원 계약에 무려 16억 달러(약 1조 8000억 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도쿄 올림픽 후원 자격을 이용한 사전제작 TV 광고를 방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올림픽 관계자들에게 하는 차량 제공은 그대로 진행한다. 사진은 도쿄 올림픽 경기장 주차장에 정차된 도요타 올림픽 관계자용 차량. ⓒ비쥬얼차이나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도쿄 올림픽 후원 자격을 이용한 사전제작 TV 광고를 방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올림픽 관계자들에게 하는 차량 제공은 그대로 진행한다. 사진은 도쿄 올림픽 경기장 주차장에 정차된 도요타 올림픽 관계자용 차량. ⓒ비쥬얼차이나

도요타 이외에도 캐논(Canon), 도쿄해운(Tokyo Shipping), 니시도 화재보험(Nicido Fire Insurance), 아지노모토(Ajinomoto) 등 12개 이상의 일본 기업이 올림픽 후원에서 탈퇴했으며 NTT도코모, NEC, 파나소닉 등 일본 대표 전자 통신 회사들도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아사히맥주도 일본 올림픽에 오프라인 마케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러한 일본 기업의 행보는 일본 내에 만연한 '올림픽 불매운동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反) 올림픽 정서가 팽배한 가운데 기업들의 활발한 마케팅 활동이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NHK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도쿄 시민 22%만이 올림픽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지난 23일 밤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1000명도 채 되지 않는 관중 앞에서 열렸다. ⓒ뉴욕타임스

지난 23일 밤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1000명도 채 되지 않는 관중 앞에서 열렸다. ⓒ뉴욕타임스

일본 기업의 줄 '손절'에도 끄떡 않는 중국 기업

일본 기업이 연일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후원사로 참여하는 12개의 WOP(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 기업 역시 속앓이 중이다. 일본 기업들마저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마케팅에서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 타기업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IOC 후원사로 참여하는 12개의 WOP(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 기업 목록.

IOC 후원사로 참여하는 12개의 WOP(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 기업 목록.

그러나 중국은 이를 전화위복 삼았다. 중국 매체들은 일본의 스폰서십이 걸림돌인 상황에서 중국이 스포츠 마케팅을 발전시킬 기회이며, 특히 온라인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인터넷 플랫폼이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2020 도쿄 올림픽 최대 후원사인 알리바바. ⓒ알리바바

2020 도쿄 올림픽 최대 후원사인 알리바바. ⓒ알리바바

알리바바는 중국 내에서 올림픽과 글로벌 협력을 달성한 유일한 기업이자 세계 최초로 2028년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장기 협력을 맺은 기업이다. 이를 위해 알리바바는 IOC에 6억 달러(약 6934억)를 지출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이번 도쿄 올림픽의 방송 콘텐트 제작과 전 세계 방송사로의 전파는 알리바바 그룹 산하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부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통해 진행된다.

또 인텔과의 협력으로 컴퓨팅 비전 모션 추정 기능 등을 활용해 3D 선수 트래킹(3DAT)을 청중에게 제공하며 경기력에 대한 통찰력도 제시한다. 이 기술은 계주와 허들 종목의 경기 다시 보기 등에서 제공될 예정이다.

알리바바 외에도 중국 기업이 올림픽을 활용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중국에서 주요 국제 스포츠 경기의 중계권은 CCTV(중국 중앙텔레비전)가 일괄적으로 협상하여 구매하고, 중계권을 분리해  다른 TV 채널과 인터넷 플랫폼에 판매한다. 현재 올림픽 콘텐트 중계권을 획득한 두 개의 주요 플랫폼은 콰이서우(Kuaishou)와 텐센트(Tencent)다.

콰이서우에서 대표팀을 초대해 온라인 스트리밍을 진행하고 있다. ⓒ콰이서우

콰이서우에서 대표팀을 초대해 온라인 스트리밍을 진행하고 있다. ⓒ콰이서우

콰이서우는 세계 최초로 올림픽 중계 판권을 획득한 숏폼(short-form) 플랫폼이 됐다. 이번 독점권으로 플랫폼 사용자의 활동을 활성화하고 더우인과의 콘텐트 차별화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텐센트는 텐센트 비디오, 텐센트 스포츠, 위챗, QQ, 동영상 등 스트리밍 매체를 보유한 또 다른 도쿄 올림픽 중계권자로, 올림픽 콘텐트의 전 채널의 수출로 텐센트에 큰 데이터가 될 전망이다.

중계권 경쟁뿐만 아니라 인기 팀의 후원도 중국 브랜드의 경쟁 포인트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국가 대표팀은 대부분 기업의 후원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vivo)는 중국 여자 배구 대표팀의, 비보의 서브 브랜드 아이쿠우(IQOO)는 조정 국가대표팀과 카약 국가대표팀의 공식 후원사다.

ⓒ비보

ⓒ비보

샤오홍슈(小红书)는 중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공식 파트너가 됐을 뿐만 아니라 CCTV와 제휴를 맺으면서 스포츠 스타 및 유명 스포츠 기자를 초청해 일본 현지에서 콘텐트를 매일 생중계하고 다양한 올림픽 콘텐트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샤오홍슈 커뮤니티 콘텐트팀은 "최근 미디어의 남성 사용자 비율이 30%에 달했다"고 밝혔다. 기존 사용자가 여성이 과반수를 차지했던 샤오홍슈에게 올림픽 마케팅은 사용자 서클을 더욱 확장할 기회다.

中,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약진해

20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산업 전문가들은 도쿄 올림픽을 장식할 의류, 신발, 매트 등이 모두 중국산 제품이라며 올림픽에서도 중국의 강력한 제조업 경쟁력이 확인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중국의 레이저기기업체인 보더 레이저(Bodor Laser)가 제작한 올림픽 오륜 로고. ⓒ도교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중국의 레이저기기업체인 보더 레이저(Bodor Laser)가 제작한 올림픽 오륜 로고. ⓒ도교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중국의 레이저기기업체인 보더 레이저(Bodor Laser)가 제작한 올림픽 오륜 로고. ⓒ도교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중국의 레이저기기업체인 보더 레이저(Bodor Laser)가 제작한 올림픽 오륜 로고. ⓒ도교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지휘대에 들어가는 올림픽 오륜 로고는 중국의 레이저기기업체인 보더 레이저(Bodor Laser)가 개발한 레이저 기기로 제작됐고, 지휘대를 받치는 금속 프레임 역시 보더 레이저가 사용됐다.

올림픽 개막과 폐막식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이 입는 옷은 중국 의류업체 헝위안샹(恒源祥) 그룹이 제작했고 나이지리아, 독일 농구 대표팀이 사용할 용품 역시 중국 스포츠용품 업체 피크(PEAK)가 만들었다.

유도 경기에 사용되는 매트. 중국 산둥성 타이산스포츠그룹의 제품이다.

유도 경기에 사용되는 매트. 중국 산둥성 타이산스포츠그룹의 제품이다.

유도 경기에서 사용되는 매트는 중국 산동 타이산스포츠그룹(泰山)의 제품이다. 테니스 공도 중국 테니스용품 업체 DHS가 만든 중국산이다.

중국 시노스틸경제연구소의 후 치무 선임연구원은 “국제스포츠 경기에 어떤 국가가 얼마나 깊게 기여하는지는 그 국가의 경제와 제조업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라며 “과거 중국은 OEM(위탁생산)이나 올림픽 기념물 생산에 그쳤지만, 지금은 역량과 품질의 측면에서 ‘중국적 창조’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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