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시간 걸렸다”던 백신 예약, 대기업에 SOS 치니 ‘일단 합격’

중앙일보

입력 2021.07.30 04:00

업데이트 2021.07.31 10:07

29일 오후 접속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 예약 시스템 화면. 최은경 기자

29일 오후 접속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 예약 시스템 화면. 최은경 기자

‘사전예약 바로가기→예방접종 예약하기→본인 예약’.

예약 시작 13시간 만에 81% 이상 완료
부하 10분의 1로 낮추는 등 최적화 작업
본검증은 1900만 명 40대 몰리는 8월

29일 오후 대입 수험생 등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예약을 받고 있는 사전예약 시스템에 접속하자 원활하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었다. 지난 12~24일 진행됐던 50대 국민 예약 때보다 대상자 수가 적어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민간기업이 시스템 개선 작업에 참여한 이후 첫 검증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와 질병관리청은 지난 22일 LG CNS와 베스핀글로벌 등 시스템통합(SI) 업체, 네이버·카카오 등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등과 긴급 회의를 했다. 앞서 지난 12일 시작한 50대 대상 백신 사전예약에서 접속 지연 등 결함이 드러난 데 따른 조처다.

이 같은 문제는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에서 백신 예약을 원하는가? 111시간을 기다려 보라’(Want a Vaccine Reservation in South Korea? Try Waiting 111 Hours)’는 제목의 기사로 예약 지연 사태를 보도했다.

이번 사전예약 대상은 9월 모의평가 응시자 중 접종 신청자,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를 통해 접종을 신청한 수험생, 대입 전형 관계자 등 10만여 명이다. 코로나19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대상자의 81% 이상이 예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8시에 시작한 사전예약 마감은 30일 자정이다.

지난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 예약 시스템 접속 대기 현상. [연합뉴스]

지난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 예약 시스템 접속 대기 현상. [연합뉴스]

LG CNS·네이버 등은 23일부터 본격적인 지원을 시작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예컨대 장애처리 전문가로 구성된 LG CNS 아키텍처최적화팀은 병원 목록, 예약 가능 일자 등 주요 정보를 조회하는 과정에서 병목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해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부하를 줄였다. 또 이후에 네트워크 병목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기존보다 80% 이상 시스템 성능을 개선했다.

시스템 정상화에 대한 본 검증은 8월 시작하는 40대 이하 백신 예약 때 이뤄질 전망이다. 업체들은 다음 달 초쯤 1900만 명가량을 대상으로 예약이 이뤄지며 동시 접속자는 200만~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50대 백신 예약 ‘먹통 사태’로 공공부문 소프트웨어(SW) 시장에 대기업 참여 논란이 재점화할 조짐이다. 2013년 개정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르면 정부기관이 발주하는 SW 사업에는 국가 안보, 신기술 분야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대기업 참여가 금지된다.

하지만 코로나19백신 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오류가 생기면서 현행 대기업의 공공부문 SW 사업 참여 제한이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질병청은 이번 예약 시스템 발주 때 ‘예외 신청’을 하지 않아 정부 대처의 안이함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중소기업이 개발한 교육부와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온라인 수업 시스템에서도 로그인 오류 등이 나타나자 LG CNS 등이 투입돼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반면 중견·중소 SW 업계는 어렵게 자리를 잡은 중소기업 육성정책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공공부문의 SW 발주를 마중물 삼아 중소 사업자를 보다 육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정부는 2025년까지 8600억원을 들여 정부기관의 정보 시스템 1만여 개를 공공·민간 클라우드로 전환, 사용량 급증 같은 긴급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을 키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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