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비즈 칼럼] 데이터 뉴딜 첫걸음은 공공의료데이터 활용

중앙일보

입력 2021.07.30 00:04

지면보기

경제 04면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난 7월 8일, 6개 보험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공공 의료데이터 이용을 위한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이들 보험사는 공공 의료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령자·유병력자 등을 위한 보험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정교한 위험분석을 통해 보장범위를 확대하고 보험료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 특히 디지털 뉴딜의 핵심 과제인 공공데이터 개방의 구체적 성과로 이번 심평원의 결정은 큰 의미가 있다. 디지털 뉴딜의 골자는 14만여 개의 공공데이터를 전면 개방해 누구든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 댐을 만들어도 댐을 채울 데이터가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디지털 뉴딜의 시작은 데이터, 특히 공공데이터 개방의 적극성 여부에 따라 그 성패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보건·의료 공공기관은 6조건 이상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공공데이터법의 제정 취지와는 달리 그동안 민간 활용이 어려웠다. 공공데이터법에서 영리 목적의 공공데이터 개방을 적극 권장하고 있음에도 보건·의료 공공기관은 공공데이터를 연구 목적으로만 제한적으로 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절차 또한 매우 까다롭다. 보건복지부 산하 공용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에서 보험사의 연구가 윤리적·과학적으로 타당한지 심사받고, IRB 심사가 끝나면 보험사는 심평원 등에 공공의료데이터의 활용을 신청해야 한다. 각 기관은 외부 인사로 구성된 자체 심의위원회를 열고 보험사의 연구계획서를 심사한다.

이처럼 여러 단계의 사전 허가 절차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보험사는 의료데이터를 받을 자격을 갖게 된다. 데이터를 받는 과정도 복잡하다. 사전에 허가받은 연구자가 심평원에 직접 방문하여 폐쇄망을 통해 비식별화된 의료데이터를 분석한 후 그 결과값만 가져갈 수 있다.

이처럼 다층 안전망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단체나 의료계에서는 공공의료데이터의 개방이 환자 개인의 병력 정보를 모두 개방하는 것처럼 주장했다. 자칫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공공의료데이터의 개방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어 안타깝다. 이제 첫걸음을 뗀 공공의료데이터의 개방에 대해 무조건적인 비판을 하기보다는‘개인정보보호’라는 대명제 아래 구체적 성과와 예견하지 못한 부작용이 있는지를 좀 더 차분하게 지켜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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