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하철 노조 첫 총파업 가나…서울도 내달 찬반투표

중앙일보

입력 2021.07.3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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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구조조정, 임금삭감 등 사측의 제안에 반발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지난해 1조 원의 적자를 낸 공사는 전체 직원의 10% 가량을 감축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포토]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구조조정, 임금삭감 등 사측의 제안에 반발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지난해 1조 원의 적자를 낸 공사는 전체 직원의 10% 가량을 감축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포토]

서울지하철 노조가 총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으로 ‘만년 적자’를 메우려는 사측과, 이에 반발하며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노조가 입장 차를 줄이는 데 실패하면서다.

사측 “적자 쌓여 구조조정 불가피”
노측 “코레일처럼 정부가 지원해야”
내달 16~19일 전국 노조 투표 예정

29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노조는 다음달 16~19일 서울·대전·대구·부산·인천·광주 등 6개 도시지하철 노조 합동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 노조는 지난 2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 행위 발생을 결의했다. 6개 도시철도 노조가 한번에 쟁의에 나서기로 결의한 건 사상 처음이다. 노조는 이번주 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내고 구조조정 중단, 임금삭감 철회 등을 요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찬반 투표에 돌입하기로 했다.

갈등의 중심에는 만성적인 ‘재정난’이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2017년 통합 출범한 이래 2019년까지 매년 5000억 원대 적자를 냈다. 지난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용객이 줄면서 1조1000억 원의 적자를 봤고, 올해도 1조60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이후 공사에 강력한 자구안 마련을 촉구했다.

사측이 내놓은 건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이다. 공사는 전체 직원 약 1만6700명의 10%인 직원 1539명을 감축하고, 복지 축소, 임금 동결 등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마련했다. 일부 업무는 외부에 위탁하고 심야 연장운행은 폐지해 인원을 줄이겠다는 방안이다. 당초 공사는 직원 1000명을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오 시장이 더 강력한 자구안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인력을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노조는 정부와 서울시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6년째 동결된 지하철 기본요금,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 지하철 환승 할인 등이 적자의 주 원인인데 책임을 직원들에게만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도 거론된다. 안전 관련 핵심 업무까지 외주화돼 2016년 ‘구의역 김군 사건’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 6대 도시철도가 사상 처음으로 합동 총파업을 벌인다면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둔 한 달이 총파업 돌입의 분기점이다. 노조가 서울지하철 등에 대한 정부지원 법제화를 요구하며 협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근거해 코레일에 매년 무임수송 등에 따른 손실액 60%가량을 국비로 지원하고 있는데, 교통공사에도 이와 같은 지원을 하도록 법에 명시해야 형평에 맞는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우선 손실액의 10%를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것을 목표로 대국회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정부지원 법제화가 이루어진다면 노조가 일부 구조조정을 받아들이는 등 타협이 이루어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2019년 10월에도 노조가 안전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가 파업 직전 노사가 임단협에 극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빠르면 9월 초중순에 주간 파업에 돌입하고 다른 지역은 10월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그 전까지 사측을 비롯해 국회, 지자체 등을 설득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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