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는 쌍용차…'5000억 부동산' 덕에 살아나나

중앙일보

입력 2021.07.29 19:00

9000억원이냐, 1조5000억원이냐.

기업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평택 공장부지 가격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쌍용차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재의 부지(85만㎡)를 팔고 공장을 교외로 옮길 계획이다. 평택공장 부지는 최근 자산재평가에서 약 9000억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이 부지가 주ㆍ상업용 용지로 변경되면 1조5500억원까지 치솟는다는 분석이다. 청산가치가 잔존가치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은 쌍용차 입장에서는 부지 가격에 따라 생사가 갈릴수도 있다.

쌍용차 평택공장 전경. [쌍용차 홈페이지 캡처]

쌍용차 평택공장 전경. [쌍용차 홈페이지 캡처]

29일 쌍용차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9일 평택시와 공장 이전 및 공장 건설을 위한 공동 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세부적인 논의에 들어간 상황이다. 평택시는 늘어나는 주택수요를 감당하기위해 쌍용차 부지를 주택 용지로 개발하는 데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입장에서는 주거용도로 용지변경이 이뤄지면 전기차 등 신차 개발과 새로운 생산라인을 갖추는 데 드는 1조원 가량을 제외하고 5000억원 정도를 여유자금으로 확보할 수 있다.

HAAHㆍ에디슨 인수 경합  

이런 가운데 쌍용차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일(30일)을 하루 앞둔 29일 미국 HAAH오토모티브와 국내 전기버스 전문업체 에디슨모터스 등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 HAAH오토모티브 창업주인 듀크 헤일 회장은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으로 HAAH오토모티브를 청산하고 새로 ‘카디널 원 모터스’를 설립해 쌍용차를 인수하겠다”고 했다. HAAH오토모티브는 지난해부터 쌍용차 인수를 검토했으나 투자 결정을 계속 미뤄왔다.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4월 쌍용차의 기업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한 이후에는 국내 전기버스 전문업체 에디슨모터스가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상장사인 에디슨모터스는 상장사인 초소형 전기차 생산업체 쎄미시스코를 인수하며 쌍용차 인수 준비를 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전기 모터,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기술력을 승용차에 적용해 쌍용차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쌍용차 매각 향후 일정.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쌍용차 매각 향후 일정.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새우가 고래 삼키나”  

HAAH오토모티브나 에디슨모터스는 대형 업체가 아니다 보니 인수자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쌍용차의 인수 금액은 공익 채권(약 3900억원)을 포함해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HAAH오토모티브는 2019년 기준 연 매출이 230억원,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89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은 2조9297억원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 한다”는 말이 나온다. 듀크 해일 회장은 약 2900억~4000억원을 투자해 쌍용차를 인수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재 중동과 캐나다 등에서 자본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는 약 2500억원 규모의 쎄미시스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쪽 모두 얼마나 자금력이 풍부한 재무적 투자자(FI) 확보하는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5000억 들어오면 운용자금 숨통"  

쌍용차는 매각 작업이 순조롭지 않아도 공장부지 용도 변경을 통해 5000억원 가량을 확보하면 운용자금에 숨통을 트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쌍용차 관계자는 “부채를 줄여가면서 공장이전 작업을 진행하고, 신차 개발을 일정에 맞춰 진행할 경우 채권단에 긍정적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직원 절반 2년 무급 휴직’ 등 쌍용차 노사가 내놓은 자구안에 대해 여전히 부족하다며 “산은과 정부가 아닌 투자자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추가 노력을 주문했다.

쌍용자동차가 26일 공개한 차세대 SUV 'KR10'의 디자인. [쌍용차 제공]

쌍용자동차가 26일 공개한 차세대 SUV 'KR10'의 디자인. [쌍용차 제공]

한편 쌍용차는 지난달 중순부터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양산하고 있다. 10월 유럽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하며 내년에는 국내 시장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새 모델 J100을 개발 중이며, 최근에는 차세대 준중형 SUV ‘KR10’의 스케치를 공개했다. 정용원 관리인은 “자동차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만큼 신차 출시와 개발 일정을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