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탁과 틀어져도 '영탁막걸리' 가능? 힌트는 '수지 모자'

중앙일보

입력 2021.07.29 18:05

업데이트 2021.07.29 22:10

영탁막걸리. [사진 예천양조]

영탁막걸리. [사진 예천양조]

농업회사법인 예천양조가 생산하는 ‘영탁 막걸리’에는 트로트 가수 영탁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 영탁은 예천양조와 지난해 4월 전속 모델 계약을 하며 영탁 막걸리를 1년여 간 홍보해왔다.

그런데 지난 6월 14일 계약금 문제로 이들의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영탁과 예천양조가 무관해졌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예천양조는 여전히 영탁 막걸리를 생산해 판매 중이다. 영탁과 예천양조가 틀어져도 예천양조는 여전히 ‘영탁’이라는 유명인의 성명을 자사의 상표로 쓸 수 있을까.

예천양조 “영탁 막걸리, 계속 생산·판매할 것”

29일 예천양조 측에 따르면 “영탁과의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았지만, 영탁 막걸리라는 상표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영탁 막걸리의 주문량이 급격히 늘어 새 공장까지 짓고 있는 상황에서 영탁 막걸리의 이름을 당장은 바꾸기 어렵다는 게 예천양조 측 설명이다.

예천양조는 또 자신들이 특허청에 출원 신청한 ‘영탁’ 상표가 영탁의 허락을 받지 못해 실제 등록되진 않았지만, 이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예천양조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바른 측은 “상표 등록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이를 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가수 영탁은 상표 ‘영탁’의 상표권자나 전용사용권자가 아니기에 예천양조는 그동안 막걸리에 사용해 온 상표 ‘영탁’을 앞으로도 적법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선 “예천양조가 영탁 막걸리라는 제품을 계속 판매할 경우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영탁 측으로부터 피소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퍼블리시티권이란 영화배우, 가수 등 유명인이 자신의 성명이나 초상을 상품 등의 선전에 이용하는 것을 허락하는 권리다.

초상권이 누군가가 내 얼굴을 함부로 촬영해 쓸 수 있게 하도록 주는 권리라면 퍼블리시티권은 상업적으로 한단계 더 나아가 이름과 초상뿐 아니라 그 유명인의 이미지로 경제적 이익을 낼 것을 허락하는 권리를 말한다.

이에 대해 영탁의 소속사 뉴에라프로젝트는 지난 28일 “예천양조 측의 상표권 관련 행위들이 영탁 등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살피고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탁이 홍보모델이었을 당시의 사진. [사진 예천양조]

영탁이 홍보모델이었을 당시의 사진. [사진 예천양조]

영탁 막걸리, 퍼블리시티권 침해일까

연예인 수지의 퍼블리시티권 침해 관련 판례를 보자. 2013년 수지는 ‘수지모자’란 이름으로 상품을 광고한 인터넷 쇼핑몰 A사에 대해 “퍼블리시티권을 침해당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A쇼핑몰은 2011년 9월부터 2014년 2월까지 한 포털사이트에 ‘수지모자’란 단어를 검색하면 자사의 홈페이지 주소가 상단에 뜨도록 하는 키워드 검색광고 계약을 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노출했다. 홈페이지에 수지 사진도 게재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수지가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며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진행된 항소심에서는 “A사가 수지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화해권고안을 제시했다. 법원이 수지 측이 손해배상금으로 요구한 5000만원 중 5분의 1에 해당하는 액수를 제시하면서 수지의 퍼블리시티권을 어느정도 인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양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소송이 마무리됐다.

영탁 측 “특허청과 법원 통해 상표권 확인될 것”

이와 관련해 예천양조 측은 “퍼블리시티권 관련 소송은 예상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영탁 소속사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 22일 입장문에서 “예천양조가 영탁 상표에 대한 사용 권한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법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며 “‘영탁’ 표지를 사용할 권한이 영탁 측에게 있다는 점은 다언을 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영탁이라는 표지의 상표권이 영탁에게 있음은 여러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자명하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세종은 “이에 대해서는 계속 분쟁이 되는 경우 특허청의 판단 및 종국적으로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예천양조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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