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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끝나도 사무실 안 돌아간다"…스마트워크센터가 뜬다

중앙일보

입력

현대차는 지난달 H-워크스테이션을 열고 업무 장소 혁신에 나섰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는 지난달 H-워크스테이션을 열고 업무 장소 혁신에 나섰다. [사진 현대차]

# 현대자동차 지방 공장의 사무직 파트에서 일하는 A씨. 그는 지난달 서울 양재동 본사 담당자와 대면 회의를 앞두고 양재동과 공장의 중간 지역인 경기 안양시의 스마트워크센터인 ‘H-워크스테이션’으로 출근했다. A씨가 H-워크스테이션에서 자리를 잡고 회의 준비를 하는 동안 본사 담당자도 도착했고 두 사람은 이후 자료를 돌려보며 대면 회의를 했다.

코로나19로 바뀐 직장인들의 근무방식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와도 쉽사리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따라 대기업들은 이미 직원들이 기존의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고 거점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과 롯데쇼핑이 스마트워크센터를 마련했고 올해 KT와 현대자동차 등이 잇따라 운영을 시작했다.

출퇴근 시간 줄어 업무 효율 높아 

현대차의 경우 정의선 회장과 직원들이 지난 3월 온라인 타운홀 미팅을 하던 중 출퇴근의 개선 방안으로 H-워크스테이션 신설 제안이 나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일하는 공간 역시 새롭게 변화하고 있고, 코로나19가 끝나도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일하는 추세는 바뀔 거 같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공무원들이 화상 시스템을 통해 회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공무원들이 화상 시스템을 통해 회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마트워크센터는 민간 부문에선 대기업 중심으로 시작 단계지만 정부 부처와 공기업·공공기관에서는 이미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2010년대 초반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과 공기업·공공기관의 지방 혁신도시 이전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서 민간보다는 공공 부문에서 스마트워크센터 이용이 빠르게 자리 잡은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17곳에서 스마트워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청사·국회·서울역과 세종청사(다른 지역 공무원이 세종시 출장 시 사용)가 ‘빅4’로 꼽힌다. 이용률은 평균 90% 이상으로 화상 회의가 많은 목·금요일에는 100% 이용률을 보인다. 스마트워크센터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지능행정기반과 강권모 서기관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났지만, 행정 전산망 일부는 스마트워크센터에서만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률이 코로나19 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교통 중심지에 ICT 결합한 공간 각광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재택근무 선호도가 높지만 코로나19 종식 이후 민간에서도 스마트워크센터가 대안을 넘어 대세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준상 동국대 교수(경영학)는 “요즘 세대는 인터넷과 모바일에 익숙하다 보니 기존의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일하는 것도 바로 적응한다”며 “어디에서 일하든 창의적으로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게 중요한 만큼 기업들도 코로나19 이후에 이런 방향으로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흐름을 먼저 읽은 곳은 통신사들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인 ‘프롭테크’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었다. 스마트워크센터의 핵심은 주요 입지에 있는 부동산에 통신 인프라가 구축된 업무 공간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인혜 한국프롭테크포럼 사무처장은 “KT에 이어 최근 SK텔레콤이 포럼 회원으로 새로 가입하면서 스마트워크센터 구축에 큰 관심을 보인다”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비대면 통신 인프라를 갖춘 업무 공간을 찾거나 직접 만드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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