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사업·감독자 과실로 발생" 사업 책임자 수사 의뢰

중앙일보

입력 2021.07.29 16:21

업데이트 2021.07.29 16:35

29일 경북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열린 2017년 11월 15일에 발생한 규모 5.4 포항지진 진상조사위원회의 주민 설명회장에서 지진 피해 주민들이 설명회가 시작되기 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29일 경북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열린 2017년 11월 15일에 발생한 규모 5.4 포항지진 진상조사위원회의 주민 설명회장에서 지진 피해 주민들이 설명회가 시작되기 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진상조사위원회 "지열발전 사업은 업무상 과실치상"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포항 지진 원인은 지열발전사업 수행자와 관리·감독자들의 업무상 과실에서 비롯됐다는 정부 조사위원회 결론이 나왔다. 조사위는 지열발전사업 관련 기관 책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국무총리실 소속 포항지진 진상조사위원회는 29일 오후 2시 포항시청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조사 결과 포항 지진은 지역발전 사업 수행자와 관리·감독자가 각각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한 문제와 법적·제도적 미비점이 결부돼 발생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열발전 사업자인 넥스지오 컨소시엄(넥스지오·한국지질자원연구원·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유발지진 감시를 위한 지진계 관리·지진 분석을 부실하게 했고, 유발지진 위험성을 보여주는 ‘신호등체계’를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7년 4월 15일 규모 3.1 지진 이후 미소지진(微小地震) 정밀 분석을 하지 않고 수리자극을 강행하는 등 지진 위험성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조사위는 관리 책임이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기술평가원, 포항시도 지열발전사업에 의한 유발 지진 가능성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사업추진 과정을 적절하게 관리·감독하지 못했다고 했다.

포항 지진을 촉발시킨 원인이 됐던 포항시 흥해읍 지열발전소 전경. 송봉근 기자

포항 지진을 촉발시킨 원인이 됐던 포항시 흥해읍 지열발전소 전경. 송봉근 기자

또 조사위는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안전관리가 필요한 과제를 지정하고 사업 단계별로 위험관리방안을 마련해 사업자와 관리·감독자 책임성을 강화하는 등 제도개선 사항을 마련해 관계기관에 권고하기로 했다.

앞서 조사위는 포항 지진 진상규명을 위해 ‘포항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1년 3개월간 조사 활동을 해 왔다. 공정한 조사를 위해 전원 민간위원으로 구성됐다.

이학은 조사위원장은 “향후 엄정한 검찰 수사를 통해 책임 소재가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며 “제도 개선 등으로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있어 지진 등 재난 위험 예방과 안전관리 시스템이 갖춰져 사업자와 관리·감독자의 책임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사위가 이날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규모 3.1 지진 발생 시점에 포항시가 이를 알고 있었다고 하는데 이걸 어떻게 아느냐”며 “왜 포항시를 끌고 들어가느냐”고 따졌다.

포항시 "우린 책임 없어" 
포항시도 자료를 내고 “국책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포항시가 규모 3.1 지진 발생 후 전문기관도 할 수 없는 안전관리방안 정보제공 요구와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고, 지열발전 사업 업무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29일 경북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열린 2017년 11월 15일에 발생한 규모 5.4 포항지진 진상조사위원회의 주민 설명회장에서 지진 피해주민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엉터리라며 활동 보고서를 던지고 있다. 뉴스1

29일 경북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열린 2017년 11월 15일에 발생한 규모 5.4 포항지진 진상조사위원회의 주민 설명회장에서 지진 피해주민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엉터리라며 활동 보고서를 던지고 있다. 뉴스1

그러면서도 “조사를 통해 지열발전 사업의 무리한 추진과 관리 소홀, 안이한 안전 조치와 부적절한 대처로 촉발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이 정부조사연구단과 감사원 감사 결과에 이어 미소지진의 고의 축소·은폐·누락 등 일부 의혹이 새롭게 밝혀진 것은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다소 부족하기는 하지만 국책사업인 지열발전 기술개발과정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된 만큼 4년여 동안 고통을 받은 시민들을 위해 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회복을 위한 특별대책 국가 예산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7년 11월 15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북쪽 8㎞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5.4 강진으로 국내 지진 기록상 최대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지진으로 포항에서는 부상자 92명, 이재민 1800여 명이 발생하고 시설물 피해 2만7317건 등을 일으켜 총 피해액 3323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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