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발굴한 한국 '수영 보물'…이제 파리 출발대에 서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9 15:00

업데이트 2021.07.29 15:01

수영 황선우가 29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100m 자유형 결승전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황선우는 이날 결승에서 5위를 차지했다. [뉴스1]

수영 황선우가 29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100m 자유형 결승전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황선우는 이날 결승에서 5위를 차지했다. [뉴스1]

한국 수영의 새 희망 황선우(18·서울체고)가 3년 뒤 열릴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황선우는 29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7초82의 기록으로 8명 중 5위를 기록했다. 메달 획득엔 실패했지만,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1952년 헬싱키에서 은메달을 딴 스즈키 히로시(일본) 이후 69년 만에 최고 성적을 거뒀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발굴한 한국 '수영 보물'이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지난 25일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4초62로 터치패드를 찍어 2010년 11월 박태환이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수립한 한국신기록(종전 1분44초80)을 갈아치웠다. 이튿날 열린 준결승에선 조 5위, 전체 16명 중 6위로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안착했다. 한국 경영 종목 결승 진출은 2012년 런던올림픽 박태환 이후 9년 만이었다.

27일 열린 결승에서도 파란을 일으켰다. 출발부터 150m 구간까지 1위를 질주하며 메달에 근접했다. 마지막 50m 구간에서 힘이 빠져 8명 중 7위에 그쳤지만,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일본 NHK는 '18세로 아직 어린 선수인데 매우 적극적이다. 메달을 주고 싶을 정도의 레이스'라고 칭찬했다.

황선우의 천재성은 자유형 100m에서도 입증됐다. 그는 27일 200m 결승 뒤 9시간여 만에 열린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7초97로 종전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신기록(종전 48초04)을 갈아치웠다. 28일 준결승에선 47초56의 기록으로 닝쩌타오(28·중국)가 2014년에 수립한 아시아기록(종전 47초65)까지 0.09초 앞당겼다. 전체 16명 중 4위로 상위 8명이 진출하는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자유형 100m 결승에 진출한 건 그가 처음. 아시아 선수로는 1956년 멜버른 대회 때 일본의 다니 아츠시(7위) 이후 65년 만에 쾌거였다.

황선우는 29일 100m 결승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으로 역영했다. 6번 레인에 배치돼 5번 레인의 '수영 괴물' 케일럽 드레슬과 대등한 레이스를 선보였다. 스타트 반응속도는 황선우가 0.58초로 0.60초를 기록한 드레슬보다 빨랐다. 50m 구간에선 23초12초로 6위였지만 마지막 50m 구간에서 순위를 끌어올려 47초82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날 47초02로 금메달을 딴 드레슬과의 차이는 0.80초였다.

경기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 황선우는 100m 결승이 끝난 뒤 "웨이트트레이닝 더 해서 근력을 유지하면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 100m 선수들은 단거리를 뛰다 보니 다들 몸이 좋다. 나도 천천히 키워 나가야겠다"고 방향성을 설명했다. 준결승과 결승에서 함께 레이스를 펼친 드레슬의 역영을 보고도 많은 걸 배웠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을 도쿄올림픽에서 꽉꽉 채워나가고 있는 셈이다. 30일 열리는 자유형 50m 예선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는다. 자유형 50m는 황선우의 이번 대회 마지막 출전 종목이다.

그의 시선은 이제 파리로 향한다. 3년 뒤면 20대 초반의 나이로 신체적 능력이 지금보다 더 올라갈 시점이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운다면 더 빠른 스피드를 장착할 수 있다. 가능성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황선우는 이제 파리 출발대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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