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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모컨 뺏긴 아빠를 위하여…요즘 3050 '이것' 보며 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12월 기준 IPTV 가입자는 1825만명이었다. [사진 픽사베이]

지난해 12월 기준 IPTV 가입자는 1825만명이었다. [사진 픽사베이]

‘TV 앞에서 TV를 보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유료방송 사업자 중에서 그나마 선두에 있다고 평가받는 인터넷TV(IPTV)조차 ‘올드미디어’가 될 위기에 처하면서다.

OTT로부터 시장 지위 거세게 받으면서 #SKB·KT·LG유플, 태블릿 IPTV로 대응

29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ㆍ웨이브ㆍ티빙 등 주요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의 국내 월간 사용자는 2181만 명(2월 기준)에 이른다. 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IPTV 가입자는 1825만 명(지난해 12월 기준)이었다.

미래도 낙관적이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서 유료방송 이용자 네 명 중 한 명은 “유료방송을 해지하면 OTT를 이용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OTT 특성상 중복 가입자가 포함된 숫자지만, 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IPTV 업체들은 우선 IPTV와 태블릿PC를 하나로 합친 ‘태블릿 IPTV’를 내놓으며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주요 OTT 앱 [AP=연합뉴스]

주요 OTT 앱 [AP=연합뉴스]

SK브로드밴드는 태블릿 IPTV인 ‘Btv 에어’를 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레노버의 태블릿PC 모델에 SK브로드밴드의 IPTV를 탑재한 형태다. SK브로드밴드 기가 와이파이를 연결하면 집안 어디서나 실시간 채널과 주문형 비디오(VOD), 영화(‘오션’), 키즈(‘ZEM키즈’) 등 Btv 콘텐트를 즐길 수 있다. 온라인 강의 시청이나 음악 감상도 가능하다. 듀얼 스피커 형태의 ‘스피커 독(Speaker Dock)’도 함께 구성해 차별성을 키웠다.

앞서 2018년 LG유플러스가 가장 먼저 레노버 태블릿PC에 IPtv를 탑재한 ‘U+tv 프리’를 내놨다. 이어 2019년에는 후속 제품인 ‘U+tv 프리2’를 선보였다. KT는 지난 5월 갤럭시탭 A7 모델로 ‘올레tv 탭’을 출시했다. KT의 태블릿 IPTV는 LTE를 이용한 무선 통신이 가능한게 특징이다. 외부에서도 와이파이에 연결하지 않고 태블릿을 사용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가 태블릿 IPTV 'B tv air'를 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스피커독과 태블릿 IPTV의 모습 [사진 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가 태블릿 IPTV 'B tv air'를 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스피커독과 태블릿 IPTV의 모습 [사진 SK브로드밴드]

단말기 가격은 3사가 비슷한 수준이다. SK브로드밴드 Btv 에어는 태블릿 PC와 스피커 독을 합쳐 31만6800원이다. 3년 약정 시 단말 할부금은 월 8800원이고,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과 IPTV를 Btv 에어와 함께 이용하면 50% 할인을 받아 월 4400원으로 낮아진다. KT는 35만2000원, LG유플러스는 39만6000원 수준이다.

세컨드 TV 수요 정조준…3050 남성 절반 차지

IPTV 업체들은 코로나19로 늘어난 ‘세컨드 TV’에 수요를 틈새시장으로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가입자는 이전 월 평균 가입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가입자를 분석했더니 태블릿 IPTV를 세컨드 TV로 가입한 고객 비중이 71%였다. 그 중에서도 3050대 남성 가입자가 절반을 차지했다. 태블릿 IPTV를 메인 TV로 이용하는 가입자 중에서는 2030대가 60%에 육박했다.

LG유플러스 측은 “자녀가 있는 다인 가구에서 리모콘 주도권 우선 순위가 낮은 중년 남성들이 주로 세컨드 TV로 가입하고, TV가 없는 젊은 1인 가구에서는 메인 TV로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태블릿 IPTV 정체 모호…보조금 논란도

한편에선 보조금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KT의 경우 일부 온·오프라인 대리점에서 태블릿 IPTV에 수십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불법’ 논란이 생겼다.

방송법에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인 태블릿 IPTV의 정체성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해석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현재 방통위 가이드라인은 태블릿 IPTV에 대해 최대 3만원까지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보조금으로 기기 가격이 ‘사실상 0원’까지 내려가면서 이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현행법상 ‘태블릿 IPTV 기기 자체를 무료로 준다’고 홍보하는 것은 허위ㆍ과장 광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보조금 때문에 사실상 무료에 해당하는 가격이라도 이를 ‘IPTV 신규 가입자에 대한 상품’으로 본다면 불법이 아니다. 보조금으로 인한 할인액을 IPTV 서비스 가입에 따라 지급되는 상품권 개념으로 본다면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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