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국의 인구 유입 형태가 달라졌다. 한국은 한국인(내국인) 출생이 정체된 이래로 외국인 유입이 늘면서 총인구가 증가하던 나라다. 지난해는 반대였다. 외국인이 크게 줄었고, 그 자리를 외국에서 돌아온 한국인이 채웠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한국의 총인구(내국인+외국인)는 5183만명이다. 한 해 전보다 5만명(0.1%) 증가했다. 조사 이래 가장 작은 증가율이다.
외국인 감소, 1990년 이후 처음
코로나19 이후 한국에서 지내던 외국인은 다른 나라나 자국으로 돌아갔고, 한국으로 일하러 오려던 외국인도 발길을 돌렸다. 지난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70만명으로 전년보다 8만명(-4.7%) 감소했다. 외국인 인구가 감소한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내국인은 5013만명으로 전년 대비 13만명(0.3%) 늘었다. 외국에 장기 체류하던 한국인이 다시 국내 인구로 잡혔다는 의미다. 인구주택총조사에서의 인구는 외국에 3개월 이상 살고 있는 사람을 빼고 국내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출생·사망신고 등 행정자료를 바탕으로 한 주민등록 인구가 지난해 감소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수도권 집중화, 저출산·고령화 모두 심화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리고, 고령화하는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2019년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선 수도권(서울·인천·경기도) 인구는 지난해 더 늘었다. 수도권 인구는 2604만명으로 전년 대비 15만명(0.6%) 늘며 전체 인구의 50.2%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과 인천에서는 6만명이 감소했지만, 경기도는 21만명이 증가했다.
전체 인구에서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21만명으로 전체의 16.4%다. 비율상 2000년(7.3%)의 두 배가 넘는다.
문제는 고령화가 진행하는 속도가 매년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인구 비율은 2018년에 전년 대비 0.6%포인트 늘었고, 2019년에는 0.7%포인트, 2020년에 0.9%포인트 더 크게 상승하고 있다. 반대로 0~14세 유소년인구 비중은 매년 0.3~0.4%포인트씩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은 코로나19로 인한 내국인 인구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이고, 결국 한국인은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남수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코로나19 영향이 풀리면 한국에 들어왔던 외국 장기체류자들이 다시 나갈 수 있고, 외국인 유입이 다시 커질 수 있다”며 “앞으로 한국인은 지속해서 감소할 우려가 크고, 총인구는 외국인 유입으로 인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40만호 증가
2019년 처음으로 30%를 넘긴 1인 가구 비중도 지난해 31.7%로 1.5%포인트 증가했다. 2인 가구가 28.0%로 뒤를 이었고, 3인 가구는 20.1%였다. 4인 가구는 15.6%, 5인 이상 가구는 4.5%에 그쳤다.
지난해 주택 수는 1853만호로 전년 대비 40만호(2.2%) 증가했다.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14만호가 늘었고, 서울에 6만호가 늘며 뒤를 이었다. 증가율은 세종시가 3.5%로 가장 높았다. 아파트가 38만호 공급되며 주택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