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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테니스 코트 온도 50도…"이러다 죽는다" 열사병 호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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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닐 메드베데프가 지난 24일 경기도중 더위를 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닐 메드베데프가 지난 24일 경기도중 더위를 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제가 경기를 끝낼 수는 있는데, 죽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쿄올림픽 테니스 경기에 출전한 세계 랭킹 2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경기도중 심판에게 다가가 이같이 토로했다고 한다. 고온다습한 일본 특유의 무더위가 이어지며, 도쿄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불만도 날이갈수록 커지고 있다.

29일 마이니치신문은 무더위에 따른 선수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으며, 도쿄도(東京都) 고토(江東)에 있는 올림픽 테니스 코트의 온도는 한낮 햇볕을 받아 50도까지 오른다고 보도했다.

선수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는 열사병이다. 통상 프로 테니스 아시아 투어는 가을에 개최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이같은 무더위를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다.

노박 조코비치가 지난 28일 경기 도중 얼음과 에어컨을 이용해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노박 조코비치가 지난 28일 경기 도중 얼음과 에어컨을 이용해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도 주최 측에 '시합을 저녁으로 미뤄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결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날부터 테니스 경기를 시작 시간을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로 변경하기로 했다.

무더위로 고통받기는 다른 종목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국적 양궁 선수 스베틀라나 곰보에바는 지난 23일 폭염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열사병 진단을 받았다.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종목의 '절대 강자'로 꼽혔던 미국 선수 나이자 휴스턴은 무더위에 실력발휘를 하지 못해 결선에서 7위에 그쳤다. 그는 "너무 더위서 보드가 휜다. 쉽지 않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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