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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미달 203만명에 놀란 교육부, 대학생 과외 등 응급처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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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은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3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교육부 제공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은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3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교육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학생들의 학습 결손과 격차가 심각한 가운데 교육부가 대책을 내놨다. 교사가 방과 후에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무료 보충 수업을 하고 대학생을 동원해 지도하겠다는 내용 등이다. 하지만 인력 충원 방법과 교육 목표가 불분명해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29일 교육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2일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자 교육부가 학습 결손 대책을 내놓겠다고 한지 두달여 만이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중·고생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이 13%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년까지 학력미달 학생 203만명, 방과후 '보충수업' 

이번 교육부 방안의 핵심은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교사나 대학생 등을 동원해 별도 지도한다는 것이다. '학습 도움닫기 프로그램'이다. 교사가 방과 후나 방학 중에 학습 결손이 있는 학생 3~5명을 집중 지도한다. 수강료는 정부 예산(특별교부금) 5700억원을 통해 178만여명에게 전액 지원한다. 올해엔 2200억원을 들여 69만명을 지원하고, 내년엔 3500억원을 지원해 109만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 초중고교생 대비해 올해는 12.9%, 내년엔 20.5%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교·사대 등 대학생과 지역 강사를 활용한 '예비교원 튜터링' 사업도 진행한다. 대학생 튜터가 학생 4명을 맡아 월 40시간씩 4개월간 보충학습과 상담을 한다. 예산 1057억원을 들여 튜터 2만여명을 확보하고, 내년 24만명을 지원한다. 참여 대학생은 근로장학금(시간당 1만1000원)을 받고, 봉사활동 시간도 인정받는다.

교육부는 내년까지 도움닫기 프로그램과 예비교원 튜터링을 합쳐 약 203만여명이 학습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학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학업성취도평가에서 나타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3배 이상이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맞춤형 학습 지원을 위해 확대하는 정책도 있다. 강사나 기간제교원 등이 협력교사로 참여하는 '1수업 2교사' 제도는 현재 1700개교에서 2200개교로 늘린다. 정서행동과 돌봄 등 지원을 확대한 '두드림학교'도 6000개로 확대한다.

교육부는 "모든 학생의 교육회복을 위해 2022년까지 교육회복에 집중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자료는 종합대책 중 학습결손 등 진단에 따른 맞춤 지원(예시). 교육부 제공

교육부는 "모든 학생의 교육회복을 위해 2022년까지 교육회복에 집중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자료는 종합대책 중 학습결손 등 진단에 따른 맞춤 지원(예시). 교육부 제공

'보충수업' 예산은 확보했지만…교사 충원 어쩌나 

문제는 보충 수업을 할 인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교사로서는 등교와 원격수업이 병행되는데다 방역으로 업무 부담이 과중되고 있는 가운데 별도 보충 수업까지 맡아야 한다.

교육부는 교사 확보 방법에 대해서는 교육청과 각 학교에 공을 넘겼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이 각 학교와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교사 수급은 교육청 설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보충 수업에 참여할 학생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도 불명확하다. 일정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교사 진단과 추천,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어떤 교사를 만나는지에 따라 보충 수업 대상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 교육청에서 자체 계획을 수립할 때 그런 사항을 포함해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요청과 협조 당부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 이전 회복"이라는데 구체적 목표 없어

보충 수업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이번 방안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의 학습 성취도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설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을 얼마나 줄일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어느 정도로 낮출 것인지는 말하기 곤란하다"며 "2학기부터 내년까지 집중 지원을 해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종합방안에는 학습 결손 대책 뿐 아니라 학생의 사회성 회복을 위한 대책도 담겼다. 하지만 또래활동이나 체험학습을 강화하는 등 기존 대책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개학이 한달도 남지 않았지만 2학기 등교가 불투명해 대책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등교확대는 교육 회복을 위한 핵심인 만큼 2학기 전면등교 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조정을 반영해야 해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다음 달 초 2학기 관련 학사일정을 안내하겠다"고 했다.

현재 기준상 거리두기 4단계는 등교 중지, 3단계는 일부 등교다. 전면 등교는 2단계부터 가능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거리두기 3단계에서도 전면 등교가 가능하도록 기준을 완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감염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추가 검토를 하고 있어 아직 말씀드릴 시점이 아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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