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경제 상황에 진전"… ‘신중한 긴축’ 카운트 다운

중앙일보

입력 2021.07.29 09:21

업데이트 2021.07.29 15:29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 본부 건물 모습.[신화=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 본부 건물 모습.[신화=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향한 초기 신호를 보냈다. 당장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지만, “우리가 목표한 경제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연내 테이퍼링을 실시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테이퍼링은 기준 금리 인상에 앞서 Fed가 쓸 수 있는 통화정책 전환 수단으로 꼽혀왔다. 다만 우선 조건인 완전 고용까지는 아직 먼 만큼, ‘신중한 긴축’에 나설 뜻임을 시사했다.

일단 제로금리·자산매입 유지
“미 경제 진전” 테이퍼링 신호
8~9월에 구체적 일정 논의할듯

Fed는 지난 27~2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0~0.25%)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FOMC 위원 만장일치 찬성이었다. 매달 국채 8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400억 달러 등 매달 1200억달러(138조원)씩의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완화 조치도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예상된 행보였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 본부 건물 모습.[AFP=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 본부 건물 모습.[AFP=연합뉴스]

시장이 주목한 건 경제 상황에 대한 Fed의 시각이다. Fed는 성명을 통해 “지난해 12월 FOMC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 자산을 매입하겠다고 했다”며 “팬데믹 우려에도 경제는 계속 나아지고 있으며, 목표를 향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Fed는 테이퍼링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일정 기간 2% 이상의 물가 인상과 완전 고용 달성이란 목표에 한발 다가갔다고 평가한 것이다. Fed는 그러면서 “향후 회의에서 진전 정도를 계속 평가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테이퍼링 논의가 이어질 것을 예고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를 두고 “Fed의 테이퍼링 시계가 움직인 것”이라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이퍼링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제가 회복한다면 머지않아 자산 매입 축소를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PNC파이낸셜그룹의거스파우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 CNBC 방송에 “Fed가 테이퍼링을 향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연말 테이퍼링을 실시하기에 앞서 8월 잭슨홀 미팅 혹은 9월 FOMC 정례회의 때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월 “완전고용 멀어” 톤 조절 

지난 15일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AFP=연합뉴스]

지난 15일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AFP=연합뉴스]

시장이 떠들썩해지자 제롬 파월 의장은 성명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톤 조절’에 나섰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 관련 논의는 했지만 “일정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며 “시점은 추후 나오는 지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특히 “(테이퍼링의 전제 조건으로 거론했던) 경제의 실질적인 추가 진전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용 지표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강한 고용 수치를 보기를 원한다”며 “완전 고용을 위한 진전을 이루는 데는 다소 떨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향후 몇 달간 Fed 목표치보다 높을 것”이라면서도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 만큼 충분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런 발언은 시장에선 테이퍼링은 할 것이지만, 금융시장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충분한 소통을 하며 신중하게 할 것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회계법인 그랜트 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지금 당장은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싶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델타 변이, 경제 큰 영향 없다” 

지난 27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7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을 하더라도 “(국채보다) MBS 매입을 먼저 줄이는 건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도 했다. 시장에선 Fed의 MBS 매입이 미국 집값을 올리는 원인이라 지목하며, MBS 매입을 우선 줄이고 국채 매입을 줄이는 ‘2단계 테이퍼링’ 가능성을 거론했었다.

한편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 영향에 대해 파월 의장은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웠다”며 “백신 접종 확대와 근무 환경 적응이 팬데믹의 경제적인 충격을 낮출 것이기에 델타 변이 확산은 경제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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