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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간호사 좀 보내달라" 위중증 환자 2배 급증, 병원 비명

중앙일보

입력 2021.07.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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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이 근무 교대를 위해 레벨D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이 근무 교대를 위해 레벨D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경기도 남양주시 현대병원은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이다. 이 병원은 최근 간호사 커뮤니티에 급히 구인광고를 냈다. 집중치료실·수술실·병동·인공신장실 등의 경력직·신입 간호사 자격과 연봉 등을 제시했다. 여기에다 "코로나19 감염병의 지역사회 확산을 예방하고 양질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간호사 여러분, 지원이 필요합니다"라고 명시했다. 간호사들의 선의를 끌어내기 위한 호소문이다.

 이 병원에는 109개의 코로나 전담 병상이 있다. 4차 대유행 전에는 20명 정도 입원했는데, 지금은 68명으로 급증했다. 중환자 병상 25개 중 22개가 찼다. 그러다 보니 간호사 10~20명이 더 필요하다. 갑자기 입원한 확진환자도 스트레스를 받고, 이들의 불만을 받아주는 간호사는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부 환자는 "서울의 큰 병원으로 보내달라" "실내 온도가 안 맞다" 등등 문제를 제기한다. 코로나 병동 간호사 60~70명 중 10명이 피로누적을 호소하며 사직서를 냈다.

 그래서 급히 구인광고를 냈지만, 코로나 전담병원이라서 그런지 문의가 별로 없단다. 김부섭 원장은 "정부에서 인력 지원을 받을지 고민이다. 하지만 지원 인력이 오면 교육받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기존 인력과 갈등이 생겨 되도록 새로 뽑으려고 한다. 새 간호사가 오면 비(非) 코로나 병동을 맡기고 기존 인력을 코로나 병동으로 이동시킨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정부가 간호인력 수당을 신설했다는데, 이런 것보다 사회적 격려와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자가 늘면서 방호복 비용 등이 오르는 것도 부담스럽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현장에서 의료진 부족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확진자가 늘면서 입원 환자가 급증한다. 28일 위중·중증 환자는 286명으로 7일 4차 대유행 시작 이래 가장 많다. 이달 5일(139명), 6일(144명)의 두 배가 넘는다. 위중·중증 환자는 고유량(다량) 산소치료·인공호흡기·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장치) 등이 필요하다. 이들보다 병세가 덜한 준중환자나 중등도환자(산소치료 필요) 등의 입원도 크게 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8일 브리핑에서 "어제 네분의 환자가 유명을 달리했다. 위중증 환자가 1주일 전 214명에서 286명으로 많이 증가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2381명의 의료 인력을 파견해 치료와 검사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생활치료센터·임시선별진료소·예방접종센터 등에 파견한 인력이 포함돼 있어 코로나 병동에서 인력 부족 비명이 나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공공병원은 병실당 4명의 확진자를 입원시킨다. 그것도 부족해 주차장 임시병동 일부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환자를 더 받아라고 하지만 의료진이 모자라 불가능하다. 극소수만 남기고 대다수 의료진과 자원이 코로나에 매달려 있지만 이미 '능력 초과' 상태이다. 원래 간호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최근 4명이 줄었고 의사 1명이 그만뒀다. 병원 관계자는 "쉬는 날에도 정상 근무하며 매달려 있다"며 "파견 인력을 받으려 해도 이들이 적응하는 데 한 달 걸려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건강권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등이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전면확대와 인력기준 상향'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건강권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등이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전면확대와 인력기준 상향'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은 코로나19 116개 병상 중 109개 병상이 찼다. 이 정도면 꽉 찬 것과 다름없다. 보름 전부터 이랬다. 퇴원하면 바로 찬다. 응급실만 운영하고 나머지는 코로나19에 매달린다. 이 병원 조란희 간호과장은 "간호사들이 이 더위에 방호복까지 입으니 너무 힘들어한다. 이미 지쳤는데, 끝이 안 보이니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지난해 원내 공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퍼질지 몰라 에어컨·난방기를 틀지 않고 버텼다"고 말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정부 파견 인력이 실제로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이선희 부위원장은 "오래 쉬었거나 아예 신입인 인력이 파견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채혈이나 긴급 검사를 못 하기도 한다. 이들을 현장 간호사가 교육하고, 전자시스템 알려주는데 최소 일주일 걸린다. 신규 인력은 일주일로 턱도 없다. 그리하고 3주만에 돌아가고 또 새로 오는 식"이라고 지적한다. 이 부위원장은 "정부가 교육해서 보내는 게 아니라 모집해서 그냥 보낸다"며 "차라리 파견 인력 비용을 병원에 주고, 한두 명의 정규직을 채용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병상도 간당간당하다. 강원도는 27일 확진자가 74명으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병상 가동률이 80.1%, 생활치료센터는 84.2%로 올라갔다. 남은 병상이 얼마 안 돼 추가 확보에 나섰다. 대전은 생활치료센터로 LH연수원을 사용하는데 95%가 찼다. 신규 센터를 물색하고 있다.
 김윤 서울대 의대(의료관리학) 교수는 "정부가 의료 인력 부족에 대비한 게 있긴 하나. 닥치면 그때그때 해결했다"며 "부족한 공공병원과 공공의료 인력을 온갖 용도에 끌어쓰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민간병원이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 의료인력 파견은 그다음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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