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선수 지켜라"…'페미' 비난에 양궁협회 게시판 불났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9 01:37

업데이트 2021.07.29 01:54

여자 양궁대표 안산이 지난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경기에서 활을 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 양궁대표 안산이 지난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경기에서 활을 쏘고 있다. 연합뉴스

"안산 선수가 근거 없는 비난과 도를 넘은 악플에 시달리는 상황에 대해 강력한 대응과 선수 보호를 요청한다."

"안산 선수에게 사과를 강요하지 마세요.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29일 오전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산(20·광주여대) 선수를 보호해달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날짜가 바뀌고 불과 1시간 남짓 지난 시간이지만, 게시판에 올라온 글만 해도 300개가 넘는다. 이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안산 선수가 도를 넘는 비방에 시달리고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 보호해달라는 요청을 쏟아내고 있다.

안산 선수는 양궁 혼성 단체와 여자 단체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2관왕 양궁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 26일께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주로 안산 선수의 짧은 '숏컷' 헤어스타일을 문제 삼은 남성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이 등장하면서부터다.

일부 남성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숏컷', '여대 출신' 등 이유로 안산 선수를 페미니스트로 규정하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후 이들은 안산 선수가 과거 인스타그램에 쓴 특정 표현을 발굴하는 등 안산 선수에 대한 '악플'을 달기 시작했다. 안산 선수가 과거 소셜미디어에 쓴 언행과 외모를 근거로 '페미니스트는 믿고 거른다' 등의 부적절한 비난을 남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29일 오전 소셜미디어 상에는 '안산 선수를 지켜달라'는 홍보물까지 등장했다. 네티즌들은 대한양궁협회 게시판에 안산 선수를 보호해달라는 요청을 쏟아내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29일 오전 소셜미디어 상에는 '안산 선수를 지켜달라'는 홍보물까지 등장했다. 네티즌들은 대한양궁협회 게시판에 안산 선수를 보호해달라는 요청을 쏟아내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29일 오전 네티즌들은 대한양궁협회 게시판에 안산 선수를 보호해달라는 게시물을 쏟아내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캡처]

29일 오전 네티즌들은 대한양궁협회 게시판에 안산 선수를 보호해달라는 게시물을 쏟아내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캡처]

한국양궁협회 게시판을 통한 '안산 지킴이' 릴레이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안산 선수를 비난하는 일에 대한 반발인 셈이다. 이들은 '안산 선수를 지켜주세요'라는 문구가 쓰인 포스터까지 만들어 공유하며 대한양궁협회에 대한 항의전화,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및 응원 메시지 쓰기 등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이밖에 대한양궁협회에 ▶선수를 사과하게 하지 말라 ▶절대 반응해주지 말라 ▶도를 넘는 비난에 대해 강경하게 선수를 보호하라 등도 요구하고 나섰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28일 자신의 과거 숏컷 헤어스타일 사진을 올리며 안산 선수에 가해지는 '악플'을 비판했다. '페미니스트 같은 모습이라는 것은 없다'며 외모로 성향을 규정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젠더'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것은 안산 선수가 처음이 아니다. 독일 여자 체조 대표팀은 몸통에서부터 발목 끝까지 전신을 가리는 유니타드(uni와 leotard의 합성어·단일 발레 연습복)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일반적으로 기계체조 선수들이 원피스 수영복 의상을 입는 것에 대한 반발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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