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기부] 시설보호아동의 건강한 정서 위해 '맘스케어 마음놀이' 사업 진행

중앙일보

입력 2021.07.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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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시설 보호 아동이 신체·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다양한 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시설 보호 아동이 신체·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다양한 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지안이(3세·가명)는 생후 한 달 만에 아동양육시설에 입소했다. 고등학생이었던 지안이 친모와 친부는 지안이를 키울 형편이 안 됐다. 친모와 미혼모 시설에서 지내던 지안이는 곧 부산에 있는 아동양육시설로 보내졌다. 지안이에게 문제 행동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생후 24개월부터다. 어휘 구사는 물론이고, 전반적인 발달 수준이 또래보다 떨어졌고 장난감을 던지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생후 36개월, 정서 안정 중요
아동발달 전문가 파견 통해
놀이·언어·감각 치료 지원

그런데 최근 지안이가 달라졌다. 다양한 단어를 사용해 의사를 표현하고, 또래 친구들과 놀이교구를 함께 가지고 놀기도 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맘스케어(Mom’s Care) 마음놀이’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밤에 잠도 자지 않고 물건을 던지던 지난해 모습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미국 국립과학회의 연구결과, 36개월 미만 아동의 정서적 안정은 아동 성장과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릴 적 애착을 통해 형성된 정서적 안정은 아동의 전 생애는 물론이고, 사회성 및 두뇌 발달에도 지속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지안이와 같은 시설보호아동은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생후 36개월 ‘정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 육아정책연구소 2019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동양육시설 종사자 1명이 돌봐야 하는 만 0~2세 영아는 평균 4.2명이었다. 보육사 1명당 영아 2명을 돌봐야 하는 법정 기준을 초과한 것이다. 1명의 보육사가 여러 명의 아동을 돌보게 되면서 시설 아동은 성인과 1:1 양질의 상호작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는 2016년부터 언어 지연, 과격한 행동 및 불안 등의 발달 문제를 겪는 시설보호아동을 위해 한화생명과 함께 맘스케어 마음놀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맘스케어마음놀이는 아동의 정서·사회적 발달을 촉진하도록 아동발달 전문가를 파견해 놀이·언어·감각 통합치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36개월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그룹 놀이, 개별 치료 프로그램 등 아동의 통합적 발달을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탐색 활동을 제공한다. 보육사가 프로그램에 참여해 아동과의 애착 증진을 위한 상호작용 활동을 진행하고, 올바른 놀이 방법 및 양육 방식에 대한 코칭도 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시설 보호 아동이 신체·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다양한 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시설 보호 아동이 신체·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다양한 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19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안으면 심장 소리가 녹음되는 허그토이를 제작해 보육원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캠페인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총 68개 시설(중복기관 포함)에 아동발달 전문가를 파견하는 마음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재단은 이 사업을 통해 아동발달 과정에 조기 개입해 시설보호아동의 발달 지연을 예방하고, 장애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아동양육시설 종사자 처우 개선에도 나선다. 현재 아동복지법 제52조에 따라 아동양육시설 종사자 배치 수가 정해져 있으나 의무가 아니고 예산 문제로 대부분의 시설에선 법정 배치기준을 초과한 상태다. 만 0~2세, 만 3~6세, 만 7세 이상으로 지정된 법정 배치기준도 현장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현장에선 영유아~초등학생을 혼합하거나 0~1세, 3~4세 등 세부 연령으로 나눠 양육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시설보호아동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적 환경 마련이 우선이라고 판단, 아동양육시설 종사자 법정 비율 필수 이행 및 보육사 수 증대를 위해 오는 12월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정책 개선을 촉구할 계획이다. 콘퍼런스에는 정부기관과 학계 전문가, 사회적 기업 등이 참여해 시설보호아동의 전반적인 보호 체계를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한화생명도 맘스케어 마음놀이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법안 발의 및 시설보호아동 지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콘퍼런스 개최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서울3지역본부 여승수 본부장은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환경이 영유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며 “생후 36개월, 정서를 형성하는 첫 번째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뿐 아니라 모든 아이가 차별받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재단이 아동 환경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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