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사상 최대 실적…‘K자 회복’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2021.07.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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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2010년 새 회계기준 도입 후 첫 분기 매출 30조원 돌파” (현대자동차)

기업 경기회복 ‘불안한 양극화’
글로벌 유동성, 보복소비 폭발에
차·철강·IT 줄줄이 신기록 행진

코로나 봉쇄, 원자재값 상승 직격탄
조선·여행·항공 ‘어닝 쇼크’ 지속
“3분기 실적 둔화, 피크아웃 우려도”

“반기 영업이익 사상 최대 1조2002억원” (에쓰오일)

국내 상당수 기업이 사상 최대의 2분기 실적을 쏟아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기존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에 수출 중심 산업구조, 억눌렸던 소비 회복 등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안 좋은 기업은 더 안 좋아지는 ‘K자형 회복’의 흐름도 뚜렷하다. 여기에 3분기엔 2분기의 호실적을 기대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분기실적 신기록 쓴 국내기업

2분기실적 신기록 쓴 국내기업

현대차는 올해 2분기 매출 30조3261억원, 영업이익은 1조886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 30조원 돌파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후 처음이다. 분기 영업이익은 2014년 4분기 이후 7년 만에 1조8000억원을 넘겼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기록한 ‘역대급’ 실적이다.

실적 신기록은 자동차 업종만이 아니다. 철강 대표기업 포스코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조2925억원과 2조2006억원으로 분기 실적을 공개한 2006년 이후 최대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5조6219억원, 5453억원을 기록한 현대제철도 1953년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이다.

코로나19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전자와 IT 분야도 실적 신기록 경신이 한창이다. LG전자는 2분기 생활가전에서만 매출 6조8000억원(시장 전망치)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2분기 매출 10조3217억원을 올려 2018년 3분기 이후 처음 분기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실적 신기록 행진이 이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풍부한 유동성”을 꼽는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기업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전 등은 기존 글로벌 경쟁력에 더해 코로나 수혜를 입으며 일시적으로 실적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이른바 보복소비도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연말부터 수요가 공급을 못 따라가는 건설기계가 대표적이다. 건설장비업체인 두산밥캣은 2분기에만 영업이익 1401억원을 올려 10년 만에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

반면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여행이나 항공·외식업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273억원, 49억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증권사 실적전망 종합).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항공사도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이 사상 최대 흑자지만, 철강 원자재를 쓰는 조선업은 2분기 실적 악화 직격탄을 맞았다. 후판(厚板) 등 철강재 가격 상승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8973억원의 ‘쇼크 수준’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곧 실적을 발표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 4명 중 1명을 책임지고 있는 자영업 역시 코로나 침체의 긴 터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 교수는 “좋아지는 산업은 더욱 좋아지고 나빠지는 곳은 더욱 나빠지는 K자 회복의 전형적인 패턴”이라며 “이런 양극화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기업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신 교수는 “델타 바이러스 변이와 백신 보급률 그리고 정부의 유동성 회수가 향후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 전무는 “델타 변이 확산과 금리 인상 여부 등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 2분기는 제한적인 호황”이라고 정의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3분기부터 실적 개선세가 둔화하는 ‘피크 아웃(정점에 도달)’ 우려가 높아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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