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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초인적 힘이 나와요” 황선우 미친 회복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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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도쿄 올림픽에서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수영 괴물’ 황선우. 그는 28일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56의 아시아신기록으로 결승에 올랐다. 막판 스퍼트가 특히 돋보였는데, 후반 50m 구간 기록(24초39)은 세계 기록보다 빨랐다. [연합뉴스]

도쿄 올림픽에서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수영 괴물’ 황선우. 그는 28일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56의 아시아신기록으로 결승에 올랐다. 막판 스퍼트가 특히 돋보였는데, 후반 50m 구간 기록(24초39)은 세계 기록보다 빨랐다. [연합뉴스]

아시아 수영 역사를 새로 썼다. ‘괴물’ 같은 회복력이 그 토대가 됐다.

자유형 100m 준결승 아시아신기록 #아시아인으로 65년 만에 결승 진출 #200·100·800m 뛴 다음날 새 역사

황선우(18·서울체고)는 28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 1조에서 47초56으로 8명 중 3위를 했다. 2조까지 합친 16명 중에서는 4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이 종목 결승에 오른 건 처음이다. 아시아만 따져도 1956년 멜버른 대회 이후 65년 만이다. 당시 일본 다니 아쓰시(87)가 결승에서 7위를 했다. 닝쩌타오(28·중국)가 2014년 세운 아시아 기록(종전 47초65)도 0.09초 단축했다.

올림픽을 앞둔 황선우에 대해 기대만큼 우려도 컸다. 일정이 빡빡해 체력 관리가 쉽지 않아서다. 전동현 서울체고 코치는 “(황선우는) 러닝 훈련 때 5바퀴가 되면 헉헉댔다. 5000m 수영도 2500m면 체력이 소진됐다. 더딘 체력 회복이 올림픽에서 가장 걱정됐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수영은 사이클·마라톤·조정과 함께 체력 소모가 큰 종목이다.

황선우 기록

황선우 기록

황선우는 보란 듯이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 25일 저녁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4초62로 박태환의 한국 기록(1분44초80)을 깨며 전체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15시간 뒤인 26일 오전 준결승에서 6위로 결승에 올랐다. 27일 오전 결승에서는 8명 중 7위를 했다. 결승에서 150m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막판 스피드가 떨어졌다. 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같은 날 오후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7초97로 한국기록(종전 48초04)을 갈아치웠다. 50분 뒤 계영 800m 예선도 뛰었다.

황선우는 그런 가운데에도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아시아신기록까지 세운 것이다. 그는 준결승을 마친 뒤 “너무 힘들어 잠이 안 오더라. 새벽 2시쯤 잤다. 정말 힘든데 안에서 초인적인 힘이 나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김효식 한국체대 교수는 “대회 초반 몸이 덜 풀려 있다가 5, 6일 차에 몸이 이완되면서 몸 상태가 가장 좋아지는 선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은 29일 오전 11시37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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