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송영길 “모더나 내주 140만회 온다”…정부 “비밀협약 페널티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모더나 백신

모더나 백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밀유지 협약 적용 대상인 모더나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예정 물량을 구체적으로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급 중단 등 불이익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송 “내달 850만회분 예정대로 올 것” #정부가 안 밝힌 물량 라디오서 공개 #중대본 “공급 늦추거나 중단 가능성”

송 대표는 28일 오전 7시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모더나로부터) 25일 75만 도즈, 31일 121만 도즈 등 196만 도즈를 받기로 한 게 연기된 것”이라며 “어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모더나의 존 로퍼 부회장 및 생산 책임자와 긴급히 회의해 다음 주에 130만~140만 도즈를 받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8월에 850만 도즈는 예정대로 들어온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보건 당국은 비밀유지 협약을 근거로 백신 공급 물량과 도입 날짜 등에 대해 함구해 왔는데 여당 대표가 인터뷰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비밀유지 협약의 범위에는 백신 가격, 세부 공급 일정, 면책조항 등이 모두 들어간다. 정부는 계약 물량, 최초 공급 시기(분기) 정도만 공개 가능하며 그 외에는 제약사와 합의한 범위에서만 공개할 수 있다.

발언 시점도 김부겸 국무총리가 공식적으로 모더나 백신 공급 재개 사실을 밝히기 전이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어젯밤 정부가 모더나 측과 고위급 영상회의를 개최해 다소 차질이 있었던 백신 공급을 다음 주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8월 접종계획은 오는 30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송 대표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부분들이 다른 경로로 공개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모더나가) 상당 물량을 다음 주에 바로 제공해 주기로 했으며 실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물량 수치는 있지만, 1차 협의 결론이기 때문에 공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특히 비밀유지 협약과 관련해 “공급되는 물량은 전부 공개하지 못하게 돼 있다. 기본적으로는 (송 대표 발언 내용도) 비밀유지 협약 준수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며 페널티(처벌)도 가능한 사항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모더나가 페널티 차원에서 공급 일정과 물량을 재조정하거나 공급을 아예 중단할 수도 있으며, 공급을 중단해도 대금은 그대로 지불해야 한다는 게 중대본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5월에도 중대본 2차장인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화이자 백신의 주차별 도입 물량을 공개해 비밀유지 협약 위반 논란이 일었다. 중수본 관계자는 당시 상황과 관련해 “화이자에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 겨우 공급상의 페널티는 받지 않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모더나 백신 공급 재개 결정이 내려지면서 8월 접종계획에는 그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 방역 당국은 모더나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다음 주로 예정됐던 55~59세 접종자들에 대해 모두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다음 주부터 예정대로 물량이 들어온다면 8월 둘째 주부터는 접종이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급 차질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송영길 대표는 인터뷰에서 “모더나는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벤처기업이다 보니 생산 시설, 유통망 부족으로 생산과 병입을 모두 위탁하고 있다. 공급 안정성이 화이자보다 확실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