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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덕처럼 '승리의 슛' 쐈다…황의조 '양궁 세리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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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대한민국 대 온두라스의 경기 후반전.   황의조가 페널티 킥을 넣은 뒤 양궁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대한민국 대 온두라스의 경기 후반전. 황의조가 페널티 킥을 넣은 뒤 양궁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반 추가시간. 골을 터트린 황의조(29·보르도)가 등에서 화살을 꺼내 쏘는 듯한 ‘양궁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국양궁 김제덕(17)의 활이 과녁에 꽂히듯, 황의조의 강력한 슛도 골대에 정확히 꽂혔다. ‘축구 김제덕’ 황의조가 ‘조 1위 8강행’을 쐈다.

도쿄올림픽 온두라스에 6-0 #황의조 PK 2방 등 해트트릭 #김학범, 김진야 윙어카드 적중 #8강서 한일전 성사 가능성

한국축구대표팀은 28일 일본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에서 온두라스를 6-0으로 대파했다. 원톱 공격수 황의조가 해트트릭으로 대승을 이끌었다. 전반 12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 전반 추가시간 필드골로 추가골, 후반 7분 페널티킥으로 3번째 골을 뽑아냈다. 원두재(울산) 득점까지 한국은 페널티킥으로만 총 3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2승1패(승점6·골득실+9)를 기록,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1차전에서 뉴질랜드에 일격을 당했던 한국은 루마니아에 이어 온두라스를 연파했다. 온두라스(1승2패·승점3)는 탈락했고, 같은조 뉴질랜드(1승1무1패·승점4)가 루마니아와 득점 없이 비겨 조 2위에 올랐다.

2016년 리우올림픽 8강 온두라스전에서 패한 뒤 손흥민(29·토트넘)이 눈물을 펑펑 쏟았는데, 황의조가 설욕하며 친구의 눈물을 닦아줬다. 1·2차전에서 침묵했던 와일드카드(25세 이상)이자 맏형 황의조는 3차전에서 드디어 터졌다. 별명 ‘빛의조’처럼 빛나는 득점포를 가동했다. 스승 김학범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2차전까지 B조 4팀 모두 1승1패였고, 골득실에 앞선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경기전 “출국 항공편을 알아보지도 않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학범 감독은 이날 측면 수비수 김진야(서울)를 왼쪽 공격수로 파격 기용했다. 승리가 필요했던 온두라스가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고, 오른쪽 공격수 이동준(울산)이 빠른 스피드로 혼을 쏙 빼놓았다.

28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대한민국 대 온두라스의 경기.   온두라스 멜란데즈 카를로스가 이동준의 돌파를 반칙으로 막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대한민국 대 온두라스의 경기. 온두라스 멜란데즈 카를로스가 이동준의 돌파를 반칙으로 막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전반 10분 이동준이 페널티 박스에서 상대에 잡아 채여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 황의조는 불규칙한 스텝을 밟아 골키퍼를 속인 뒤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선수가 백허그하듯 정태욱(대구)을 붙잡아 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번에는 키커 원두재가 성공했다.

전반 38분 이동준이 빠른 돌파로 카를로스 멜렌데스의 다이렉트 퇴장을 이끌어냈다. 수적 우위에서 전반 추가시간 황의조가 골키퍼 맞고 나온 공을 오른발로 차 넣었다. 문전에서 정확한 위치 선정이 돋보였다.

후반 초반 한국이 ‘3번째 페널티킥’을 얻었다. 김진야가 상대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후반 7분 키커 황의조의 강력한 슛은 골키퍼 손을 맞고 들어갔다. 후반 18분에는 완벽한 패스 플레이로 김진야가 5번째 득점을 올렸다. 훈련 중 부상 여파로 첫 출전했던 김진야는 황의조, 이동준과 함께 최고 활약을 펼쳤다.

교체투입된 이강인(발렌시아)이 후반 37분 이강인이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대 오른쪽 구석을 흔들었다. ‘6번째 골 폭죽’이었다. 이강인의 대회 3호골이다.

김진야가 28일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3차전 온두라스전에서 추가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뉴스1]

김진야가 28일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3차전 온두라스전에서 추가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신태용 중앙일보 해설위원은 “온두라스를 철저하게 분석한 김학범 감독의 전술 승리였다. 전반에 거의 완벽한 경기를 했다. 김진야를 전진 배치해 공수 밸런스를 잘 잡았다. 또 사이드에서 이동준의 개인 돌파는 전광석화 같았다. 황의조까지 터졌고, 김학범호가 경기를 치를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B조 1위 한국은 A조 2위와 8강에서 맞붙는다. A조는 2차전까지 일본(승점6)이 선두고, 프랑스와 멕시코(이상 승점3)가 2위다. 만약 일본이 조 2위가 되면 8강에서 한일전이 성사된다. 일본은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요코하마에서 프랑스와 맞붙는다.

김학범호는 올림픽을 앞두고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이었는데, 은메달 이상을 따겠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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