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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발 끊은 오세훈 '방역행보'…與 “여의도 향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오세훈 서울시장의 청와대 국무회의 참석이 뜸해졌다. 지난 5월 중순을 마지막으로 두달 째다. 취임 초 국무회의에서 방역·부동산 등 활발히 정책 제안을 하던 모습을 고려하면 상반된 행보다.

활발했던 오세훈 국무회의 참석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5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5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8일까지 오 시장이 취임(4월8일) 후 참석한 국무회의는 총 4회다. 마지막 참석일은 지난 5월25일로 두달여 지났다. 오 시장은 지난 4월13일 화상으로 참여한 국무회의에선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도입과 주택 공시가격의 급격한 상승에 대한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일주일 후인 4월 20일 국무회의에선 정부가 걷어 지방자치단체에 분배하는 종합부동산세(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고, 100% 공동과세할 것을 제안했다. 서울이 부담하는 종부세 중 재교부되는 비중이 현격히 적다는 이유에서다.

5월4일 국무회의에선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을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유치원과 어린이집 식비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관계 당국이 형평성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마지막으로 참석한 5월25일 국무회의에선 재개발·재건축 투기방지를 위해 조합원 자격 제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도시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해 현행 조합원 자격 제한일을 조합설립 인가 후→안전진단 판정 후로 앞당기자는 내용이다.

화요일은 국무회의 아닌 구청장 회의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시청 서울안전통합센터 상황실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긴급 자치구 구청장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시청 서울안전통합센터 상황실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긴급 자치구 구청장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국무회의 참석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심화하며 끊겼다. 대신 코로나19 방역회의 참석이 늘었다. 지난 27일 오전 국무회의가 열리던 시각. 오 시장은 서울시청 통합상황실에서 서울시 25개 자치구청장과 화상으로 ‘시·자치구 현안회의’를 열고 폭염대책과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검사소 확대를 주문했다. 오 시장은 “코로나19 대응시설에 인력지원을 하고 있는 수도방위사령부에 방문했을 때 폭염 물품 부족에 대한 지원 요청을 받았다”며 “자치구로 지원된 특별교부금을 조속히 집행해달라”고 부탁했다.

오 시장은 일주일 전인 지난 20일 긴급 구청장 회의 당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매주 화요일 오전 정기적으로 화상회의를 열겠다”고 했다. 앞으로도 국무회의 참석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 외에도 지난 24일엔 송파구 장지동 서울복합물류단지, 22일엔 남대문 쪽방촌, 18일 노원구청 임시선별검사소 등 현장을 찾아 폭염 대비와 방역 상황 점검을 이어갔다. 다만 국무회의 대신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는 참석했다.

오 시장의 정책 제안이 방역 활동으로 대체되고 있는 건, 그만큼 현재 4차 대유행 상황이 엄중해서다. 28일 0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896명으로 코로나19 국내 상륙 후 최다 기록을 엿새 만에 갈아치웠다. 잦아드는가 싶던 서울 신규 확진자 수도 다시 500명대 후반으로 올라섰다. 전날 기준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은 73.3%로 높은 수준이다.

대선주자 잇따라 만나…與, “여의도 향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6일 오후 서울시청을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검찰총장이 26일 오후 서울시청을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 시장의 행보가 꼭 방역 상황에 치중된 것만은 아니다. 지난 26일엔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만나 25분간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지난 1일 비공개 만남 이후 두 번째다. 전날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뚝섬 한강공원에서 '3인 모임'을 하려다 방역 이유로 취소되기도 했다. 19일엔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나선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만났다. 페이스북을 통해선 여당 대선주자들과 정책 논쟁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 시장의 행보가 민생 방역이 아닌 여의도 정치권으로 향하고 있다”며 “대선 불출마를 밝혔지만, 그의 행보는 말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어 “3인 이상 모임을 막아야 할 서울시 방역 총책임자가 (이 대표와 윤 전 총장과의) 번개 회동에 응한 이유가 뭐냐”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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