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합법화 추진에 종합병원이 공개 경고…“감염 질환 어쩌려고”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16:36

업데이트 2021.07.28 16:41

최근 문신 시술 행위를 허용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는 합법화 여론이 조성되는 가운데 의료계에서 잇따라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신의 의학적 부작용에 대해 지적하고 나서면서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지난 6월 16일 타투업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류호정 의원 SNS 캡처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지난 6월 16일 타투업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류호정 의원 SNS 캡처

의료진 보도자료 내며 우려 목소리  

28일 의정부을지대병원 의료진들은 문신 시술의 부작용에 대한 보도자료를 냈다. 문신 시술의 일반적인 방법은 살갗을 바늘로 찔러 염료를 주입해 특정 글씨·그림·무늬 따위를 몸에 새기는 것이다. 의료진들은 이 과정에서 시술 부위의 감염에서부터 염증 반응, 문신 염료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 비후성 흉터 형성, 이물질 함입 육아종, 건선 등 염증성 피부 질환의 악화 등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부과 한별 교수는 “문신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문신에 의한 피부 부작용을 경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시술을 받는 사람의 신체적 특성, 시술자의 숙련도, 시술 환경 등이 피부 부작용 발생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문신 시술 전 피부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고, 문신 시술 후 이상 반응이 있을 경우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전경. 의정부을지대병원

의정부을지대병원 전경. 의정부을지대병원

“심할 경우 괴사성 근막염이나 패혈증 이를 수도”  

감염내과 정경화 교수는 “가장 흔한 문신 관련 감염으로는 환자의 피부에 존재하는 포도상구균이나 적절히 소독되지 않은 기구, 세균에 오염된 잉크에 의한 급성 세균감염”이라며 “대부분 항생제 치료나 간단한 배농절개술로 호전되지만 심할 경우 괴사성 근막염이나 패혈증에 이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성 감염으로는 B형간염이나 C형간염 보균자,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인에게 사용했던 문신 기구가 적절히 소독되지 않은 채 재사용될 경우 드물지만,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가능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화장을 지운 상태에서도 또렷한 눈매를 가질 수 있어 인기가 많은 ‘아이라인 문신’도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과 박은우 교수는 “아이라인 문신이 안구건조증에 걸릴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안과 의사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아이라인 문신 시술 과정에서 바늘이 마이봄샘 조직을 손상할 수 있고, 색소가 마이봄샘을 막아 기름이 부족해지고 눈물이 지나치게 빨리 마르면서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시술 과정에서 눈꺼풀 테두리가 울퉁불퉁해질 수밖에 없으며, 눈을 뜨고 감을 때 반복적으로 마찰하는 부분이 자극되면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한별 교수는 “문신은 시술 그 자체의 심각한 부작용뿐 아니라 제거 시술도 상당히 까다롭고,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시술의 고통보다 제거의 고통이 크다”며 “과시욕이나 단순 미용 목적으로 가볍게 문신 시술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문신(타투) 관련 법안 국회 계류 중 

문신(타투)과 관련해 현재 계류 중인 의안은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문신사법안’,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이 지난 3월 낸 ‘반영구화장문신사법안’, 지난달 11일 류호정 의원이 발의한 ‘타투업법안’이 있다. 박 의원과 엄 의원이 낸 발의안에는 미성년 문신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지만, 류 의원 안에는 없다. 타투 행위의 대상 및 타투이스트의 업무 범위와 한계는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이런 입법 추진에 한국교총은 지난달 23일 “문신 관련 입법은 국민건강권에 따라 추진하되, 미성년에 대한 문신 제한을 시행령이 아닌 법률에 직접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교육부 등에 전했다. 교총은 학생 문신을 학칙으로 금지하는 학교도 있지만, 문신을 한 채 등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교총은 “학생 문신은 본인과 다른 학생, 교사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박주민 의원이 문신사법안을 발의하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미성년자의 무분별한 문신 유행과 증가는 사회 문제”라고 했고, 대한성형외과는 “문신의 합법화는 저품질 문신을 양산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청소년층에 집중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합법화로 현황 드러내고 관리 이뤄지게 해야”

이에 대해 박주민 의원은 “한국타투협회 추정에 따르면 문신 이용자 규모는 1300만명, 시술자도 35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렇게 보편적으로 시술이 일어나지만, 현재 불법인 상태에서는 정확한 현황도 알기 어렵다”며 “의정부을지대병원 의료진의 경고처럼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더욱이 문신사법을 통과시켜 현황을 드러내고 관리가 이뤄지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그래야 시민들에게 더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고, 문신을 받고 싶은 분들이 더 안전하게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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