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합격' 떠서 좋아했는데 "행정 실수"…공시 탈락 고3 극단선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산광역시교육청 전경. 연합뉴스

부산광역시교육청 전경. 연합뉴스

부산시교육청이 특성화고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불합격한 10대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족들은 이 시험에서 탈락한 학생에게 ‘합격 축하’ 메시지가 뜨게 한 행정의 실수가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8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A군(19)은 지난 26일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최종 탈락한 뒤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군은 특성화고 출신 고3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시설직 9급 공무원 임용시험에 응시했다.

A군은 최종합격자 발표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자신의 시험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 시교육청 실수로 뜬 ‘합격을 축하한다’는 문구를 보고 다시 한번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A군은 공고 당일 시교육청을 방문해 ‘행정적 실수’라는 설명을 듣고 귀가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지난 26일 오전 10시 합격자 발표 때 10분가량 불합격자들이 성적을 조회할 때 ‘합격’ 문구를 띄운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도 행정 실수를 인정했다. 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합격자 명단 자체는 오류가 없었지만, 해당 명단 하단에 각 응시생이 필기시험 성적을 확인할 방법을 안내했으며 학생들이 성적 확인 과정에서 불합격자에게도 10분간 합격 메시지가 떠 있었다”고 설명했다.

A군은 필기시험 성적이 좋았지만, 면접에서 다른 학생들이 더 좋은 점수를 받아 최종 탈락했다고 한다.

시교육청은 “지방공무원 선발과 관련해 안타까운 사안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족은 합격인 줄 알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결과가 불합격으로 바뀌어 큰 충격을 받은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8일 오전 A군 유족 10여명은 장례를 치르던 중 시교육청을 항의 방문을 하기도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