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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가 나뒹군 가스미가세키CC…'92년 골프장'서 웃는 자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8일 열린 올림픽 골프 연습 라운드에서 티샷하는 임성재. [사진 IGF]

28일 열린 올림픽 골프 연습 라운드에서 티샷하는 임성재. [사진 IGF]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의 18번 홀. [사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 홈페이지]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의 18번 홀. [사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 홈페이지]

 일본 최초의 36홀 회원제 골프장, 92년 역사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이 올림픽을 맞는다. 과연 어떤 골퍼가 이 골프장에서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까.

도쿄올림픽 골프, 29일 1라운드 시작 #일본 최초 36홀 골프장, 2016년 리노베이션 #4년 전 트럼프-아베 회동 장소, 웃지 못할 장면도 #한때 안 받았던 여성 회원, 2018년에 처음 받아

29일부터 나흘간 열릴 도쿄올림픽 남자 골프는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 동코스에서 열린다. 2016년 리우올림픽 골프가 올림픽을 위해 새롭게 조성된 코스에서 열렸다면, 도쿄올림픽 골프는 100년 가까이 된 오래 된 골프장에서 치러진다. 1929년 후지타 킨야, 아카보시 시로가 설계하고, 이후 영국의 설계가 찰스 휴 앨리슨이 리노베이션해 80년 넘게 이어온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은 2016년 올림픽을 위해 톰·로건 파지오 부자가 다시 리노베이션해 오늘날까지 왔다.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번 대회는 남자 7447야드, 여자 6648야드 전장으로 세팅돼 열린다. 코스가 전체적으로 평탄하지만, 코스 주변에 소나무, 삼나무가 빽빽하게 심어져 있고, 일부 벙커가 깊고 커져 장애물이 있는 상황에서의 전략이 중요해졌다. 올림픽에 나설 임성재는 28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연습 때 아이언 샷을 무조건 핀 3m 안쪽으로 넣어야 한다고 하시는 데 정말 그렇게 준비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김시우도 “메달권 진입을 위해서는 모든 샷을 다 잘해야 하지만 코스 특성상 아이언샷을 잘 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 메이저 대회가 열린 적은 없었지만, 일본 오픈, 일본 여자 오픈, 아시아 아마추어 챔피언십 등이 열려 많은 골퍼들을 배출했다. 2010년 아시아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이 골프장에서의 경험을 발판 삼아 이후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성공한 골퍼가 됐다. 마쓰야마는 올림픽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떤 면에서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은 내가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장소이자 촉매제가 됐던 곳이다. 이번 주에도 그렇게 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앞)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7년 11월 5일 오후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서로 주먹을 맞대는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앞)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7년 11월 5일 오후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서로 주먹을 맞대는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빨간색 원)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파란색 원)이 골프를 치는 모습. 아베 총리가 벙커에 굴렀다.[사진 TV도쿄]

5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빨간색 원)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파란색 원)이 골프를 치는 모습. 아베 총리가 벙커에 굴렀다.[사진 TV도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은 2017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골프 회동을 가진 장소로도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당시 아베 전 총리가 10번 홀에서 벙커 탈출하고서 빠져나오다 굴러 떨어지는 굴욕적인 장면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또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은 오랫동안 ‘금녀(禁女)’ 코스였다. 여성을 회원으로 받지 않았고, 일요일은 초청 손님이라도 여성의 라운드를 금지했다. 그러다 도쿄가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고 전 세계적으로 '금녀 정책'을 이어왔던 골프장들이 관련 규정을 없애면서 “올림픽을 치를 골프장이 여성을 회원으로 받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골프계 안팎으로 거센 항의를 받았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도쿄 관내에서 여성이 회원이 되지 못하는 골프장이 있다는 건 불쾌하다”고까지 했다. 결국 골프장 측은 2017년 3월 남성만 정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정관을 개정했고, 다음해에 여성 3명을 처음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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