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프리미엄'은 옛말…비트코인, 이제 한국이 더 싸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14:59

업데이트 2021.07.28 15:50

28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시세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뉴스1]

28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시세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뉴스1]

한때 해외보다 1000만~1500만원 이상 비쌌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의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싸게 거래되고 있다. 이른바 ‘역(逆)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다.

김프, 5개월만에 20%→-0.2%로 급락
이더, 도지코인 등도 줄줄이 ‘역 김프’
국내 투자심리 해외보다 얼어붙은 탓

28일 오전 11시 20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4619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해외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선 4만97달러(약 4627만원)에 거래됐다. 해외보다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 가격이 오히려 비싸진 것이다.

역(逆)김프 현상은 다른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김프 추적 사이트 scolkg.com에 따르면 업비트와 세계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가격을 비교해 나온 '김프'는 -0.1~-0.2%를 오갔다.

김치 프리미엄 변화.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김치 프리미엄 변화.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비트코인에서 역 김프가 나타난 것은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2월 당시 김치 프리미엄은 -4~-4.5% 정도였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200만원가량 저렴했다. 지난해 말 이후 해외를 중심으로 비트코인 인기가 치솟은 영향이었다. 하지만 이후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열풍이 일면서 김치 프리미엄은 다시 급상승했다. scolkg.com에 따르면 지난 4월 초 10%를 넘은 김프는 같은 달 중순 20%를 넘겼다.

하지만 김프는 6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7월 중순 이후 급락하면서 1% 아래로 내려갔다. 역 김프 현상은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 암호화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더리움과 도지코인도 -0.1%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은 해외보다 국내 거래소에서의 암호화폐 가격이 비싼 걸 의미한다. 최근엔 국내 거래소 암호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싼 역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사진 셔터스톡]

김치 프리미엄은 해외보다 국내 거래소에서의 암호화폐 가격이 비싼 걸 의미한다. 최근엔 국내 거래소 암호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싼 역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사진 셔터스톡]

역 김프가 나타나는 건 국내외 투자 환경의 차이 때문이다. 해외에선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각종 호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1일 암호화폐 콘퍼런스 ‘더 B 위드’에서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여기에 자신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 3종류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지난 23일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전문가 채용에 나선 사실이 알려졌다. 아마존이 공식 부인하긴 했지만, 시장에선 아마존이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도입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까지 퍼졌다. 이 같은 호재에 힘입어 비트코인 가격은 해외에서 4만 달러 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암호화폐 사업자 등록 요건 등을 규정한 개정된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이 9월 24일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단속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선 은행으로부터 실명 인증 확인 계정을 받는 국내 최대 4개 암호화폐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조차 특금법 시행 이후 거래를 계속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시장에선 이 같은 비관론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가 해외보다 상대적으로 낮다고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치 프리미엄은 한국 암호화폐 시장이 해외보다 유난히 과열돼 거품(버블)이 생기는 걸 보여주는 지표”라며 “그런 의미에서 김치 프리미엄이 낮아지는 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김치 프리미엄은 ±2% 이내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은 최소 연말까지는 조정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투자 비중을 함부로 늘리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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