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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어 새벽 2시에 잤다"던 황선우의 '괴물 회복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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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일본 도쿄 수영 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 황선우 선수가 출전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6일 일본 도쿄 수영 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 황선우 선수가 출전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너무 힘들어서 잠이 오지 않더라."

황선우(18·서울체고)가 '괴물' 같은 회복력을 앞세워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한국 수영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자유형 100m 결승 무대까지 밟는다.

황선우는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 1조에서 47초56으로 8명 중 3위를 기록했다. 전체 16명 중 4위로 상위 8명이 진출하는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자유형 100m 결승에 진출한 건 황선우가 처음.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자유형 100m 결승에 오른 건 1956년 멜버른 대회 때 일본의 다니 아츠시(7위) 이후 65년 만이다. 아울러 닝쩌타오(28·중국)가 2014년에 수립한 아시아기록(동전 47초65)까지 0.09초 앞당겼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황선우는 전날 열린 100m 예선에서 47초97로 자신의 갖고 있던 한국신기록을 0.17초 앞당겼다. 하지만 하루에 3경기(자유형 200m 결승·자유형 100m 예선·계영 800m 예선)를 뛴 강행군이 관건이었다. 짧은 휴식 후 치러야 하는 100m 준결승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물음표가 찍혔다.

그에겐 엄청난 회복력이 있었다. 3번 레인에서 역영한 황선우는 출발 총소리와 함께 힘차게 물로 뛰어들었다. 반응속도는 0.58로 1위. 50m 구간에선 23.17로 6위까지 처졌다. 하지만 마지막 50m에서 막판 스퍼트를 내 47.56으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그는 경기 뒤 "기록에 굉장히 만족한다. 컨디션 관리 잘해 내일 결승에서 최고의 기록을 뽑을 수 있게 하겠다"며 "정말 힘들데 안에서 초인적인 힘이 나오는 것 같다. 100m는 결승에 가기 힘들어서 온 힘을 뽑자는 생각이었다"고 웃었다.

황선우도 반신반의했다. 그는 "(200m와 비교하면) 다르게 준비한 건 딱히 없다. 너무 힘들어서 잠이 오지 않더라. 잠을 새벽 2시에나 자서 내심 걱정을 많이 했다. (기록이) 잘 나와서 다행"이라며 "100m는 한 바퀴만 돌면 끝나니까 200m보다는 체력적으로 조금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려했던 것 이상으로)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고 안도했다.

29일 결승전을 앞둔 황선우는 "100m에서 정말 예상 못 한 기록 나와 만족한다. 정말 기분이 좋다. 일단 컨디션 관리 잘해서 결승까지 무사히 잘 치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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