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에서 기후변화에 의한 폭염 등으로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산불 점점 커져, 올해 특히 심각
러시아 극동의 사하공화국 주도 야쿠츠크는 지난주 발생한 대형 산불로 도시가 잿빛 연기에 뒤덮였다. 야쿠츠크는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로 유명하지만, 최근 이어진 폭염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이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가 멀리 미국 알래스카까지 이동하고 있다. 현재 사하공화국에서는 228건의 산불이 나 서울 면적의 20배가 넘는 150만㏊가량의 산림이 소실됐다.
미국 서부에서도 열돔 현상으로 인한 이상 고온으로 13개 주에서 모두 80건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연기가 강한 바람을 타고 수천㎞를 이동하면서 뉴욕시 등 대서양 연안 지역 대기 질이 급격히 악화하기도 했다. 미국과 인접한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최근 300곳이 넘는 곳에서 산불이 확산하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탈리아 사르데냐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해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지난 24일 밤 사르데냐 섬 서부 오리스타노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200㎢가 넘는 산림이 불에 탄 것으로 파악됐다. 여의도의 83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소방당국은 자체 인력·장비 외에 프랑스 등 이웃 국가로부터 화재 진압용 항공기를 지원받아 24시간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최악의 재난에 직면한 사르데냐주의 크리스티안 솔리나스 주지사는 "산림 전체가 완전히 파괴되고 귀중한 환경 유산도 훼손됐다"며 "피해 규모를 측정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반도 서쪽 지중해에 있는 사르데냐 섬은 면적 2만4000㎢에 인구 약 160만명으로 시칠리아 섬(2만5천700㎢)에 이어 지중해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기후가 건조해 최근 몇 년 동안 산불이 계속 발생한 그리스에서도 다시 산불이 발생했다. 그리스 소방당국은 아테네 북부의 산불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켰다.
전문가들은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는 대형 산불 원인을 두고 기후변화로 조성된 건조한 환경 등을 꼽고 있다. 환경지리 전문가는 "산불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산불로 방출되는 많은 양의 탄소로 인한 악순환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올해 들어 특히 심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