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집 값, 큰 폭 조정될 수도” …으름장 놓는 정부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09:31

업데이트 2021.07.28 14:43

정부 관계부처 수장들이 28일 부동산 관련 대국민담화를 내고 '집 값 고점론'을 제기하며 추격 매수 자제를 당부했다. 이같은 '읍소'와 함께 대출 억제, 시장교란 엄단 방침 등 '경고'도 덧붙였다.

이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대심리와 투기수요, 불법거래가 부동산 가격상승을 이끄는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수는 없다”며 “불안감에 의한 추격매수보다 진중하게 결정할 때”라고 말했다. 또 “통화당국이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가계대출 관리가 엄격해지는 가운데 주택 공급이 차질없이 이뤄지면 주택시장의 하향 안정세는 시장의 예측보다 큰 폭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날 발표에는 홍남기 부총리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창룡 경찰청장이 참석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홍 부총리는 “올해 초 어렵게 안정세를 찾아가던 주택·전세 가격이 4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이 공급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 “과거 10년 평균 주택입주물량이 전국 46만9000호, 서울 7만3000호인 반면, 올해 입주물량은 각각 46만호, 8만3000호로 평년 수준을 유지하는 만큼 결코 공급 부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2023년 이후에는 매년 50만호 이상씩 공급된다는 점도 고려해 달라”고 해명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 수급 외에도 지나친 심리 요인 등이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대심리와 투기수요, 불법거래가 가격상승을 견인하는 상황에서는 주택가격이 지속해서 오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향후 부동산 가격에 대해선 “여러 차례 주택가격의 조정 가능성에 대해 말했고, 이는 단순히 직관에 의해서가 아니라 과거 경험, 주요 관련 지표가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서울 아파트 등 주택가격이 –9~-18% 큰 폭의 가격조정을 받은 적이 있다”며 “특히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가운데 우리 금융당국은 하반기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시행하게 되며, 대외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향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추가적인 택지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면서 “부동산시장으로의 유동성 과잉 유입을 관리하기 위해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5∼6% 안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방안도 8월 중 내놓을 계획이다.

정부가 이날부터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접수를 시작하는 등 주택 추가 공급에 나섰지만, 주택가격 오름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이날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장관은 “수도권 180만호, 전국 205만호 공급계획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며 “3기 신도시 등 이미 발표한 공공택지 지구는 연말까지 총 24만호의 지구 계획을 모두 확정하고, 아직 발표하지 못한 13만호의 잔여 택지도 8월 중 구체적인 입지와 물량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노 장관은 또 “공급 정책의 성과가 최대한 빨리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이어지도록 청약 시점을 조기화하겠다”며 “LH 분양에만 적용 중인 사전 청약을 공공택지 민영주택, 3080 도심공급 물량 등에도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작년 하반기 급증했던 가계부채는 올해 상반기 중 증가세가 더는 확대되지는 않았으나, 여전히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은 위원장은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현장에서 차질없이 안착하도록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담보만 있으면 돈을 빌려주는 금융 관행은 이제 더 지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늘어나고 있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교란 행위를 단속을 맡은 김창룡 경찰청장은 “현재까지 부동산 투기 사범 단속 인원이 3800명을 넘었고, 투기 비리 공직자 등 40명을 구속하였으며, 몰수‧추징보전을 통해 환수한 투기수익이 793억원에 이르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공급 특수를 노린 청약 브로커들의 ▶청약통장 매매 ▶위장전입 ▶청약자격 조작 등 아파트 부정청약을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 공급 예정지 일대 기획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겠다”며 “전문 투기세력은 ‘범죄단체조직’으로 의율하여 엄벌하고, 투기수익은 몰수‧추징보전 하는 등 적극 환수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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