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침수 참사 추모꽃 쌓이자… 안 보이게 칸막이 친 中당국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09:30

업데이트 2021.07.28 11:26

지난 20일 폭우가 쏟아진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5호선 지하철에서 승객 14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정저우시 주민들이 중국식 제삿날인 '첫 7일'을 맞아 26일 지하철역에 추모의 꽃다발을 두자 중국 당국이 칸막이로 담을 설치했다. [웨이보 캡처]

지난 20일 폭우가 쏟아진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5호선 지하철에서 승객 14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정저우시 주민들이 중국식 제삿날인 '첫 7일'을 맞아 26일 지하철역에 추모의 꽃다발을 두자 중국 당국이 칸막이로 담을 설치했다. [웨이보 캡처]

26일(현지시간)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의 샤커우루 지하철역 입구. 1m 높이의 노란색 칸막이가 바리케이드처럼 처져 있다. 안쪽 바닥에는 꽃다발이 가득 쌓였다. 지난 20일 오후 6시, 지하철 전동차 안에 물이 차오르며 숨진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꽃이다. 27일 현재까지 사망자는 14명. 중국인들이 고인의 제삿날로 기리는 ‘첫 7일’ 풍경이다.

차이나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정저우시 주민들은 첫 7일을 맞아 참사 사망자가 나온 샤커우루 지하철역 근처에 모였다. 이들은 꽃을 놓으며 애도했고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절하는 이들도 있었다. 추모객 장모씨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승객으로서 이번 참사에 마음이 무겁다”며 “폭풍과 홍수 속에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삶을 추모한다”고 말했다.

정저우 시민들이 샤커우루역 입구에 모여 당국이 26일 설치한 노란색 담을 보고 있다. [웨이보 캡처]

정저우 시민들이 샤커우루역 입구에 모여 당국이 26일 설치한 노란색 담을 보고 있다. [웨이보 캡처]

이날 정오쯤에는 지역 관리들이 보낸 공무원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샤커우루역 B1 출입구를 막고 꽃이 놓인 공간을 1m 높이의 노란색 칸막이로 둘러쌌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C 출입구 근처 공터에는 대형 장비를 설치했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라고 한다. 중국 네티즌들은 “지하철 희생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줄이기 위해 입구 바닥에 놓인 꽃을 볼 수 없게 하려는 시도”라고 추측했다.

추모객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꽃다발은 칸막이 바깥에도, 지하철역 계단에도 놓였다. 희생자 유족도 사고 현장을 찾아 애도했다. 지하철 경비원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추모 현장을 감시했다.

한 시민이 새커우루역 B1 출입구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웨이보]

한 시민이 새커우루역 B1 출입구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웨이보]

27일 정저우시에 따르면 당초 지하철 참사 사망자는 12명이었지만 지난 주말 두 구의 시신이 추가 수습되면서 14명으로 늘었다. 실종자도 다수다.

SNS에는 연락이 두절된 승객을 찾는 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속출하면서 추모 열기도 뜨거워졌다.

지난 주말에 나온 추가 사망자 중 한 사람은 하필 사고 전날 출장차 정저우를 방문한 저우 더창이다. 그는 사고 당일 오후 6시쯤 전동차 안에 물이 차오르는 모습을 촬영해 부인에게 보낸 뒤 소식이 끊겼다. 부인은 소셜미디어(SNS)에 이 게시물을 공유하며 “제발 남편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5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저우더창과 함께 정저우시로 출장 온 동료 왕 위안렁은 사건 당일 밤 지인에게 “여러 승객이 운전사의 지휘에 따라 선로로 대피하고 있다”고 말한 뒤 소식이 끊겼다. 매체는 이들이 난류에 휩쓸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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