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열리는데 일본이 없다?…도쿄올림픽 빛낸 IT 기술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06:00

수영 국가대표 황선우 선수(7레인)의 역영하는 모습 뒤로 초속 1.73미터라는 기록이 표시돼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오메가가 선보인 '이미지 추적' IT 기술이다. [사진 KBS 영상 캡처]

수영 국가대표 황선우 선수(7레인)의 역영하는 모습 뒤로 초속 1.73미터라는 기록이 표시돼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오메가가 선보인 '이미지 추적' IT 기술이다. [사진 KBS 영상 캡처]

“일본의 기술 쇠퇴를 여실히 보여준다.”

日 자율주행·로봇·수소차 기대했으나 ‘잠잠’
빈자리 채운 건 인텔·알리바바 등 외국 기업
“1964년 신칸센 선보였던 日, 어디로 갔나”

1964년 열렸고, 지난 23일 개막한 ‘두 번의 도쿄올림픽’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이렇게 진단했다. 세계인의 눈과 귀가 주목했지만, 이들을 매료시킬 신기술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혹평이다.

2000년대 이후 올림픽은 개최국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독무대로 불린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영국 BBC는 전 종목 경기를 HD급 고화질로 중계해 주목받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5세대(5G) 자율주행 버스가 행사장을 누볐다.

올림픽에서 신기술을 뽐낸 ‘원조’는 1964년 도쿄올림픽이었다. 당시 일본은 세계 최초의 고속철도인 신칸센을 개통해 ‘일본=첨단기술’이라는 수식어를 만들었다.

이번에도 자율주행과 로봇·수소전기차 등에서 획기적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도요타·소니 등 일본 ‘국가대표 기업’은 이렇다 할 신기술을 선보이지 못했다. 개최국 일본이 자존심이 구기는 사이, 그 공백을 메운 건 미국·스위스·중국이 올림픽 파트너 기업이었다.

➀ 황선우 발끝 ‘이것’ 알고보니 최신 기술 

육상이나 수영 같은 종목에서는 기록과 움직임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시간 기록원)인 스위스 오메가는 400t짜리 정밀 장비로 실시간 데이터를 측정하는 걸로 유명하다.

오메가는 이번 올림픽 수영 종목에서 ‘이미지 추적 카메라’를 도입했다.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선수들의 실시간 속도·선수 간 거리·스트로크 수가 TV 모니터에 기록된다. 스트로크 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누가 언제 가장 속도를 높였는지도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 27일 열린 황선우 선수의 200m 자유형 경기 중계에서도 상위 1~3위 선수의 실시간 속도가 화면에 표시됐다.

육상 종목에서는 ‘모션 센싱 및 포지셔닝 감지 시스템’을 새로 선보인다. 도쿄에서 육상 스프린트 선수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모션 센서’를 등에 부착하고 달린다. 신용카드의 두 배 크기에, 두께는 절반가량인 약 13g짜리 센서다. 이를 통해 선수들의 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인텔이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선보이는 3차원 선수 트래킹 기술. 선수의 몸에서 22개의 주요 포인트를 포착해 하나의 뼈대로 구현한다. [영상 인텔 유튜브]

인텔이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선보이는 3차원 선수 트래킹 기술. 선수의 몸에서 22개의 주요 포인트를 포착해 하나의 뼈대로 구현한다. [영상 인텔 유튜브]

미국 인텔은 ‘3차원(3D) 선수 트래킹’(3DAT) 기술을 개발했다. 여러 대의 카메라에서 영상을 수집해 선수의 움직임을 3D로 실시간 추출한다. 움직이는 선수의 몸에서 22개 주요 포인트를 포착해 3D로 하나의 뼈대를 만드는 원리다.

만들어진 뼈대를 추적해 속도·신체 각도·보폭·가속 포인트 등을 분석해 눈으로는 관찰하기 어려웠던 지점까지 포착한다. 훈련 후 피드백을 할 때나 방송 중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열리는 100m·200m와 400m 계주, 허들 종목 등에 적용된다.

➁ 체감 38도 폭염, 열사병 막는 이어 웨어

요즘 도쿄는 현재 한낮 체감 최고기온이 38~40도에 이르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파트너 기업 중 하나인 중국 알리바바는 올림픽 기간 중 야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열사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기술을 발표했다.

도쿄올림픽 현장 직원이 지능형 이어웨어를 착용한 모습. 체온과 심박 수 등을 기반으로 열사병 위험 수준을 알려준다. [사진 알라바바]

도쿄올림픽 현장 직원이 지능형 이어웨어를 착용한 모습. 체온과 심박 수 등을 기반으로 열사병 위험 수준을 알려준다. [사진 알라바바]

귀에 ‘지능형 이어웨어’(Intelligent ear-worn device)를 착용한 뒤 체온과 심박 수를 측정해 열사병 위험 수준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다 환경지수를 고려해 고위험으로 파악된 직원에게는 경고와 함께 물 섭취 같은 예방조치 사항이 전달된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기온ㆍ습도ㆍ일사량 등으로 측정하는 더위지수(WBGT)를 모니터링하고 예측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➂ ‘푸른 지구’ 만든 고성능 드론 1824대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장면은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쇼’였다. 올림픽 엠블럼을 연출했던 1824대의 드론이 지구로 변신하는 모습이 핵심이다. 이때 사용된 드론은 인텔의 ‘슈팅스타’ 모델이다. 무게 340g의 경량임에도 초속 11m의 바람에 견딜 수 있다.

지난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무관중으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드론으로 만든 지구가 떠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무관중으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드론으로 만든 지구가 떠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드론쇼는 평창올림픽에서 처음 등장했다. 인텔 측은 “이번 모델은 드론에 장착하는 고성능 발광다이오드(LED)를 1개에서 4개로 늘려 이전보다 선명하고 섬세한 그래픽을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드론의 숫자는 약 1200대였던 평창보다 1.5배로 늘었다. 드론을 움직여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속도도 빨라지고, 구동 시간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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