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권혁재의 사람사진

인생의 기똥찬 순간을 꿈꾸는 배우 박호산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00:30

지면보기

종합 26면

권혁재 기자 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
권혁재의 사람사진/배우 박호산

권혁재의 사람사진/배우 박호산

“내 인생의 기똥찬 순간, 그거 하나 만들어봐야겠다.”

지난해 이맘,
배우 박호산이 ‘내 인생의 명대사’로 꼽은 대사다.
이는 20여년 무명 배우를 떨치게 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 중 대사였다.

이날 그는 명대사가 나오기까지
지나온 무명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중3 이후 맨날 연극을 보러 다녔어요.
결국 연극영화과에 갔고요.
1996년 뮤지컬 ‘겨울 나그네’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공연을 한 게 300편이 넘습니다.
그사이 스물셋에 결혼해 일찍 아버지가 되고,
출연료로는 생계가 안 됐죠.
대한민국에 어지간한 아르바이트할 건 다 해봤습니다.
지게차 운전, 고층빌딩 유리 닦기,
카페 통기타 가수까지 했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이 시기가 저의 황금기였습니다.
유명과 무명은 당시 별 의미가 없습니다.
정말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났고,
제일 많이 늘었던 시기니 황금기였죠.”

오래도록 갈고닦은 연기력이
오늘날 연기자로서 박호산의 자양분이 되었다는 얘기였다.
그러니 그를 찾는 TV‧무대‧스크린이 줄 선 현실이다.

인터뷰 당시 사진 촬영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그는 메이크업하지 않은 채였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제 사진이 잘 생기게 나와서 뭐하겠어요. 배우 박호산다우면 되는 거죠″라고 답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인터뷰 당시 사진 촬영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그는 메이크업하지 않은 채였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제 사진이 잘 생기게 나와서 뭐하겠어요. 배우 박호산다우면 되는 거죠″라고 답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그런데 이날 그를 만난 이유가 아주 독특했다.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된 단편
‘맨홀 통신’ 주연으로서였다.
이를테면 신인 감독 지원 프로젝트에
그가 배우로 재능기부에 나선 터였다.
그를 찾는 사람 많고,
불러 주는 곳 많은 터에 그가 재능기부 나선 이유는 뭘까?

“저예산이니까 갖춰진 여건이 그렇게 좋을 순 없지만,
그렇다고 작업하는 사람들이 훌륭하지 않거나
 실력 없는 건 아니잖아요.
다양한 것들이 나타나야
기존의 것들도 발전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는 자신을 주연급으로 쓰임이 있는 배우가
아직은 아니라고 평했다.
아울러 좋은 이야기에
조금 더 쓰임 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그는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꿈″을 꼽았다. ″그게 없으면 인간성이 없어진 기분″이라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그는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꿈″을 꼽았다. ″그게 없으면 인간성이 없어진 기분″이라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그렇다면 그가 재능 기부에 나선 이유는 자명했다.
‘인생의 기똥찬 순간’, 그걸 향해 그는 나아가고 있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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