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50m 짜릿 100m 소름…황선우 150m까진 1위 “희망을 봤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황선우 선수가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을 마친 뒤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며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황선우 선수가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을 마친 뒤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며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작전은 하나, 초반 승부였다. 스타트는 가장 빨랐다. 하지만 오버페이스를 하면서 아쉽게 입상에는 실패했다. 그래도 18세 ‘수영 괴물’은 더 큰 기대를 걸어도 좋다는 걸 증명했다.

초반 오버페이스 아쉬운 노메달 #황 “옆에 아무도 없어 뭐지 싶었다” #외신 “18세 기대주, 메달 주고싶어” #100m 예선 한국신, 오늘 준결승

황선우(18·서울체고)가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26으로 8명 중 7위를 기록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박태환(자유형 200m, 400m) 이후 한국 선수로는 9년 만의 결승 진출이다. 금메달은 1분44초22를 기록한 톰 딘(영국)이 차지했다.

황선우의 출발 반응 속도는 0.58초로 8명 중 1위였다. 50m(23초95), 100m(49초78), 150m(1분16초56) 등 50m 구간마다 모두 1위였다. 특히 초반 100m를 50초 안에 통과하면서 쑨양(중국)의 아시아 기록(1분44초39)도 경신할 것 같았다. 초반 스피드를 높인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결승에서 7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우승 후보가 모이는 3~5번 레인과 떨어져 있어, 뒤로 밀리면 선두권이 잘 보이지 않는다. 또 중간 레인에서 밀려오는 물살 영향으로 불리하다.

황선우는 마지막 50m 구간에서 28초70을 기록했다. 첫 50m 구간보다 5초 가까이 느렸다. 1위 톰 딘은 마지막 50m를 26초대에 주파했다.

황선우는 “150m까지는 페이스가 좋았는데 마지막 50m는 오버페이스로 뒤처졌던 것 같다. (옆 라인 선수들과) 같이 가면 뒤처질 거 같아 처음부터 치고 나가는 레이스를 생각했다. 150m까지 옆에 아무도 없어서 ‘뭐지’ 싶었다”며 “체력적인 부분이 중요하고 컨디션 관리도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이날 오후 자유형 100m 예선에서는 47초97로, 자신의 종전 한국기록(48초04)을 0.07초 단축했다. 또 71명의 출전 선수 중 6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은 28일 오전 열린다.

이번 올림픽 전까지 황선우는 세계 수영계에서 무명이었다. 국제대회 출전은 2018년 호주 맥도널드 퀸즐랜드 챔피언십이 경력의 전부였다. 그는 지난해부터 급성장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로 출전할 수 있는 국제대회가 없었다. 그는 국내에서 조용히 기록을 단축했고, 올림픽 데뷔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황선우가 200m 예선에서 한국 신기록(1분44초62)으로 전체 1위를 차지하고, 결승에서도 150m까지 1위를 달리자 전 세계가 주목했다. 일본 NHK는 “18세로 아직 어린 선수인데 매우 적극적이다. 메달을 주고 싶을 정도의 레이스”라고 칭찬했다. 영국 BBC도 “엄청난 속도”라고 놀라워했다.

앞으로 채워야 할 부분도 많다. 10대라서 그간 하지 않았던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력을 길러야 한다. 또 정상급 선수가 나가는 대회에서 경기 운영 능력도 키워야 한다. 수영선수 전성기는 20대 초·중반이다. 황선우는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2024년에 21세다. 체력과 경기 운영 능력을 끌어올리면, ‘수영 괴물’은 파리 올림픽에서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