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 사상 첫 노골드…이다빈, 두 차례 수술 딛고 ‘은’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00:07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다빈(왼쪽)이 태권도 여자 67㎏초과급 결승전에서 세르비아의 밀리차 만디치에게 발차기하고 있다. 이다빈은 은메달을 수확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다빈(왼쪽)이 태권도 여자 67㎏초과급 결승전에서 세르비아의 밀리차 만디치에게 발차기하고 있다. 이다빈은 은메달을 수확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다빈(25·서울시청)이 생애 첫 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석달 앞두고 뼛조각 제거
준결승서 세계 1위 워크던 꺾어
암 이겨낸 인교돈은 동메달 수확

세계 5위 이다빈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A홀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 태권도 67㎏초과급 결승전에서 3위 밀리차 만디치(30·세르비아)에게 7-10으로 졌다. 그래도 부상을 딛고 일궈낸 값진 은메달이다.

이다빈은 2년 전부터 부상에 시달렸다. 2019년 국제대회 도중 오른팔을 다쳐 석 달간 재활했다. 지난해 2월엔 왼쪽 발목을 수술했다. 재활에도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그대로는 올림픽에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다빈은 올림픽 개막 석 달을 앞두고 뼛조각 제거 및 인대 접합수술을 다시 받았다. 이후 2개월간 초인 같은 재활과 훈련으로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이다빈은 세계 1위 비안카 워크던(영국)과의 준결승에서는 투혼의 역전 드라마를 썼다. 이다빈은 종료 3초 전까지 22-24로 뒤졌다. 상대가 승리를 예감한 듯 환호하는 순간 이다빈의 왼발 내려찍기가 비안카 얼굴에 꽂혔다. 역전과 함께 종료 버저가 울렸다.

발차기는 오랜 세월에 걸쳐 이다빈이 다진 필살기다. 고교 3학년 때 나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이다빈은 금메달을 따며 ‘태권도 천재’로 불렸다. 종주국 한국에서도 고교생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건 드문 일이다. 하지만 이듬해 위기를 맞았다. 대학 입학 후 감량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두 체급을 올렸다. 그때부터 발차기에 더욱 집중했다. 매일 세 차례씩 1500회 발차기를 훈련했다. 다른 선수 훈련량의 3배였다. 힘들 때면 도쿄 올림픽을 떠올리며 참았다. 업그레이드된 발차기는 상대와 뒤엉킨 상태에서도 원하는 곳에 꽂혔다. 1m90㎝대 거구를 이기는 이다빈은 “여자 이소룡 같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태권도 남자 80㎏초과급의 인교돈이 동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태권도 남자 80㎏초과급의 인교돈이 동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앞서 남자 80㎏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인교돈(29·한국가스공사)이 동메달을 따냈다. 슬로베니아 이반 트라이코비치에게 5-4로 이겼다. 인교돈은 스물두 살이던 2014년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 판정을 받았는데, 5년간 치료 끝에 극복했다. 이로써 한국 태권도는 사상 첫올림픽 노골드를 기록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6개 체급에 출전해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고 대회를 마쳤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