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언론 징벌 배상법’ 세부내용도 확정 않고 밀어붙였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00:02

업데이트 2021.07.28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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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오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언론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여하는 언론중재법을 강행 처리했다. 임현동 기자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오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언론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여하는 언론중재법을 강행 처리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언론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여하는 언론중재법을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은 8월 내 본회의까지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문체위 법안소위에서 민주당 소속 박정 소위원장은 6시간여 논의 끝에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민주당 의원 3명(박정·김승원·유정주)과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찬성하면서 출석 위원 6명 중 4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박정 위원장은 표결에 부치면서 “위원회 대안으로 가결하겠다”고만 말했다. 언론이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 보도를 할 경우 최대 5배까지 배상하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뒤 세부 내용은 확정하지도 않았다.

문체위 소위서 실체없이 표결 실시
박정 “위원회 대안으로 의결하겠다”
야당 반발하자 1시간 뒤 내용 공개
민주당, 8월내 본회의 통과 속도전

국민의힘 이달곤·최형두 의원 등이 “이 자리에서 대안을 보신 의원이 있나. 대안도 없이 의결하는 게 말이 되나” “이건 정말 너무하다. 나중에 어떻게 감당하시려고 그러느냐”고 성토했지만, 이미 의사봉이 두드려진 이후였다. “제발 대안이 뭔지 말해 달라”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요구에 박 위원장은 “(기존에 나온) 16건을 통합 조정한 민주당 안”이라고 했다.

이날 법안 내용은 계속 바뀌었다. 위헌 소지가 있는 손해배상 하한제와 관련해 “(매출액의) 3배로 해야 한다”(김의겸 의원)거나 “1만분의 1에서 100분의 1 사이로 하자”(김승원 의원) 등 주장이 중구난방으로 나왔다. 국민의힘 간사인 이달곤 의원은 소위 후 기자들과 만나 “갑자기 민주당이 가져온 수정 의견을 대안이라고 하면서 표결을 강행했다. 이 의결은 유령 의결이고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상액 산정 기준을 매출액으로 잡은 것 등에 대해 명백히 반대했음에도 아무런 문건도 없이 그냥 대안이라며 의사봉을 쳤다”고 말했다. 최형두 의원도 “지금 민주당이 통과시킨 건 지금까지 논의한 것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반면에 박정 의원은 “마치 우리가 아무 대안도 없이 의결했다 말하는데, (오늘) 6시간 논의한 후에 (문체위) 수석전문위원이 정리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반발이 커지자 민주당은 소위 종료 후 1시간 후 다음과 같은 법안의 구체적 내용을 정리해 내놓았다. ▶언론이 고의 또는 중과실로 허위·조작보도로 재산상 손해 등을 입힐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 ▶온라인 보도가 진실하지 않은 경우 독자가 열람차단 청구 가능 ▶정정보도는 같은 시간·분량 및 크기로 보도 등이다.

특히 위헌 소지가 있는 최소 배상액(하한선)도 명시됐다. 언론사의 전년도 매출액에 1만분의 1에서 1000분의 1 사이에서 책정하도록 했다. 또 기존에 논의되지 않았던 언론사의 구상청구권도 새로 반영됐다. 언론 보도를 작성한 기자가 상급자 혹은 회사를 기망했을 경우 등에 언론사가 기자 개인에게 벌금을 구상권 청구할 수 있게끔 했다.

민주당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8월 중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며 코너에 몰린 당 지도부가 가속도을 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전날 “(법사위 양보에) 일부 당원들 우려가 큰 걸 잘 안다”며 “야당이 뒤집어씌운 독주의 족쇄를 벗어던진 만큼 더욱 과감히 공정한 언론생태계 조성 입법 등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 전원에게 돌린 친전에서도 “언론의 ‘입법폭주’ 프레임에 걸려들고 말아 불가피한 선택(상임위 재분배)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언론·사법 개혁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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