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유엔군 화장장 찾아 “문 정부, 대한민국 평화 지킬 의지 있나”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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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 둘째)이 경기도 연천군 중면을 방문해 실향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스1]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 둘째)이 경기도 연천군 중면을 방문해 실향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스1]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7일 문재인 정부 안보 정책에 대해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생명과 자유, 평화를 지킬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경기 연천군 유엔(UN)군 화장장을 방문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제대로 된 항의조차 안 했다”고도 했다.

“평화, 김정은 선의에 의한 것 아니다”
야권 “범생이 이미지 벗고 판 흔들어”

이날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이뤄진 방문에서 그는 “6·25전쟁은 국제 공산주의 세력의 침략을 대한민국과 유엔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막아낸 전쟁”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남북 통신 연락선 복원 조치에 대해선 “직통 연락선 개설은 결국 남북 간의 돌발적인 오해에 의한 충돌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서 “평화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김정은의 선의에 의한 것도 아니다. 스스로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이후 따로 의견문을 내고 남북 통신 연락선 복원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치 한반도 평화가 눈앞에 다가온 양 들떠서는 결코 안 된다. 남북관계 이슈가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한 일회성 쇼에 그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선 “문 대통령은 국민 공감대가 필요하다 하셨는데 말씀하신 국민이 전체 국민인지 현 정부를 지지하는 국민만 말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제는 정치적 유불리 계산을 떠나 통합을 위해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엔 “대통령께서 국민 여론을 수용해 결정하리라 생각한다”며 원론적 수준에서 말했지만, 이날 발언은 사면 찬성 쪽에 더 가까웠다.

27일로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한 지 꼭 한 달이 된 최 전 원장은 “점잖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의 이미지와 달리 과감하게 속전속결로 움직였다. 사퇴 9일 만에 정치 참여 선언을 하고 17일 만인 지난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 야권 유력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르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범생이인 줄 알았던 최 전 원장이 야권 대선판을 흔들었다”는 평이 나왔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 전 원장의 빠른 입당으로 보수 진영에선 확실하게 ‘내 편이구나’ 생각했을 것”이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달리 확실한 입장을 보여준 것도 최근 지지율 상승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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