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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독자 개발 상용기에 전세계 항공업계 초긴장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00:00

보잉과 에어버스가 양분하던 글로벌 상용기 시장에 균열이 생겼다. 중국이 개발한 중대형 항공기 C919 때문이다. C919는 지난 3월 중국 동방항공(中国东方航空)과 최초 계약을 체결, 2021년 연내 첫 항공기 인도를 앞두고 있다.

여타 중국 기업이 그러했듯, C919도 우선 중국 국내를 기반으로 세를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새로운 중량급 경쟁자의 출현에 보잉과 에어버스는 15년 넘게 지속해온 분쟁마저 중단하고 나섰다.

[사진 터우탸오]

[사진 터우탸오]

C919는 중국의 첫번째 중대형 항공기다.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 코맥)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개발했다. 코맥은 앞서 지난 2016년 첫번째 여객기 ARJ21의 상업 운행을 시작했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2021년 5월까지 ARJ21 여객기 50대가 인도됐으며 누적 탑승객은 250만 명에 달한다. 중국은 현재 러시아와 함께 300석 규모의 C929도 개발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자체 개발 중대형 항공기의 상용화 소식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C919 첫 물량은 2021년 연내 인도, 이듬해 동방항공 운행에 정식 투입될 예정이다. 코맥에 따르면, 지금까지 C919의 주문량은 약 1000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동방항공을 시작으로 중국 국내 항공사들 위주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텅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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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C919의 스펙은 어떠할까.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C919는 단일 통로 여객기로서 보잉의 737 및 에어버스 320 계열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만든 기종이다.

우선 C919의 기체 길이는 38.9m다. 동일하게 39.5m인 보잉 737MAX와 에어버스 320neo에 비해 약간 짧다. C919의 윙스팬(날개 사이의 거리)는 35.8m로, 다른 두 기종과 비슷하다.

[사진 텅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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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수는 158-168석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 737MAX는 172석, 200석, 220석의 3종, A320neo가 150-180석 수준이다. 다시 말해 수송능력(passenger carrying capacity)이 타 기종에 비해 떨어진다.

C919의 비행(운항) 거리는 최대 5555km로 다른 두 기종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보잉 737MAX와 A320ne의 최대 비행 거리는 각각 7084km와 6300km에 달한다. 연비 역시 보잉, 에어버스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에어버스 A320neo(좌), 보잉737(우) [사진 셔터스톡]

에어버스 A320neo(좌), 보잉737(우) [사진 셔터스톡]

종합해보면, C919의 스펙은 여전히 보잉, 에어버스보다 뒤처진다. 그럼에도 C919이란 존재의 등장은 글로벌 시장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정부의 막강한 지원,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가진 중국인지라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C919 개발에 720억 달러(약 82조 8929억 원)을 투입했고, 현재 주문량 역시 자국 항공사 위주로 집중되고 있다.

보잉과 에어버스가 무려 17년 간 지속해온 분쟁을 중단한 것 역시 공공의 적 중국 C919을 의식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6월 15일,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보잉과 에어버스 간 분쟁을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향후 5년간 관세를 유예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중국의 비시장적 관행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사진 터우탸오]

[사진 터우탸오]

中 '국뽕' 안 통해, "완전한 기술 아니다"

하지만 C919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중국 국내에서도 C919에 대해 자부심을 표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회의적인 시각 역시 존재한다.

“일단 엔진부터 좀 해결하자”

중국 네티즌의 푸념이다. C919가 자체 개발 항공기라고 해도 모든 부품이 다 중국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항공기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도 마찬가지다. C919의 엔진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프랑스 사프란의 합작사인 CFM 인터내셔널의 것이다. 착륙장치는 독일, 바퀴 및 제동장치는 미국 하니웰의 것이다. 다수의 부품이 미국·유럽과 얽혀있다. 결국 C919는 미국과 서방의 제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중국 당국이 중요성을 역설해온 목 조르기 기술, 이른바 ‘차보즈(卡脖子) 기술’에 발목잡힐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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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하려 '휴전'한 보잉과 에어버스

어찌됐든 C919의 등장이 굳건한 양강구도에 균열을 만든 것만은 기정 사실로 보인다. 월스트리트 저널(WSJ)는 "보잉과 에어버스가 분쟁을 중단한 것은 이제 중국 코맥과의 전쟁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항공업계에서 미중 간 힘겨루기는 이미 시작됐다. 2021년 1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코맥을 미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올려 자국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하지 못하도록 했다. 중국의 경우, 추락사고 이력이 있는 보잉 737MAX의 비행금지를 아직 풀어주지 않고 있다. 반대로 C919도 글로벌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 항공당국의 허가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사진 CCTV]

[사진 CCTV]

C919는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자국 고객사부터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대 말이 되면, 단일 통로 여객기는 에어버스-보잉 양강구도에서 코맥이 추가된 3자체제로 변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이 머지않아 세계 최대 항공시장에 올라설 예정인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항공기 수요 증가로 향후 20년 동안 중국 항공 시장에서 약 9360대의 항공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AFP는 전망했다. 이는 전세계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오랜 양강구도를 깨려는 중국의 꿈은 통할 것인가. 서방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지금, 중국산 항공기의 출현에 글로벌 업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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