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보안법 최초 기소 통잉킷…배심원단도 없이 유죄 선고

중앙일보

입력 2021.07.27 18:31

업데이트 2021.07.27 18:36

지난해 6월 30일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발효 이후 처음 기소된 24세 남성에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지난달 23일 배심원단 참석 없이 첫 재판을 받은 지 35일 만이다.

‘광복홍콩 시대혁명’ 구호가 유죄
공정성 제고 배심원단 아예 배제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처음 기소된 통잉킷(24)씨는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 중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고 적힌 깃발을 오토바이에 달고 경찰에 돌진한 혐의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처음 기소된 통잉킷(24)씨는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 중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고 적힌 깃발을 오토바이에 달고 경찰에 돌진한 혐의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7월 1일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구호가 적힌 깃발을 단 채 오토바이를 몰고 경찰 3명과 충돌한 통잉킷(24)에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홍콩 고등법원에 도착한 통잉킷은 자신을 지지하는 수십 명의 시민들에게 침착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BBC 방송은 “이후 그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평결이 낭독되자 ‘완전한 침묵(utter silence)’ 속에 재판이 끝났다“고 전했다.

홍콩 시민들이 반환 23주년 기념일인 지난해 7월 1일 보안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콩 시민들이 반환 23주년 기념일인 지난해 7월 1일 보안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따르면 재판부는 경찰과의 충돌을 테러로, 깃발 속 구호는 체제전복 선동으로 규정한 검찰의 기소 내용을 모두 받아들였다. “오토바이를 타고 경찰과 충돌한 청년의 이른바 ‘테러 행위’로 홍콩의 안전이 위협받지는 않았다”는 변호인단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판결문에는 “깃발에 적힌 구호의 내용과 체포 당시 상황에 비춰, 다른 사람에게 분리독립을 선동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피고인 역시 해당 구호가 홍콩을 중국에서 분리시키려는 의미를 담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경찰에 대한 직접적 상해 외에도 ‘광복홍콩 시대혁명‘도 보안법 위반으로 규정하며 향후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끼치게 됐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은 평가했다. 이 구호는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 가장 대표적으로 쓰인 문구였다.

퉁잉킷의 형량은 오는 29일 열리는 후속 재판 이후 결정될 예정이다. 홍콩보안법에 따르면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시도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에는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하다.

홍콩의 대표적 반중매체인 빈과일보의 라이언 로(오른쪽에서 두 번째) 편집장이 지난 6월 17일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돼 연행되고 있다. 홍콩보안법 담당 경찰은 이날 빈과일보 본사를 급습해 고위 간부 4명도 함께 체포했다. 이 회사 사주인 지미 라이 역시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AP=연합뉴스]

홍콩의 대표적 반중매체인 빈과일보의 라이언 로(오른쪽에서 두 번째) 편집장이 지난 6월 17일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돼 연행되고 있다. 홍콩보안법 담당 경찰은 이날 빈과일보 본사를 급습해 고위 간부 4명도 함께 체포했다. 이 회사 사주인 지미 라이 역시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AP=연합뉴스]

이번 재판은 배심원 없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직접 지명한 3명의 보안법 전담 판사에 의해 진행됐다.

그간 홍콩법원은 특히 중대 범죄에는 7~9명의 배심원이 참석해 재판에 공정을 기하도록 했지만, 테레사 쳉 법무장관은 지난 2월 초 ‘배심원 및 가족의 신변안전’(홍콩보안법 제46조)을 이유로 판결에 배심원단을 참석시키지 않겠다고 통잉킷의 변호인단에 통보했다.

앞서 변호인단은 여러 차례 보석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통잉킷은 지난해 7월부터 구금된 상태였다.

홍콩 탈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홍콩 탈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SCMP는 “현재 120여명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으며, 65명이 기소된 상태”라며 “이들 가운데도 ‘광복홍콩 시대혁명’ 구호와 관련해 분리독립 선동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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